한동훈·이재명 '대표회담' 급진전…'해병특검' 생각 전혀 달라

이재명, 제안 하루만에 개최 합의…"민생을 위한 회담"
李 '제3자 추천' 수용 밝혔지만 與내 반대 기류 숙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뉴스1 DB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오는 25일 만나기로 합의했다. 민생 법안 등 이견이 적은 사안은 합의할 가능성이 높지만 해병대원 특검법안 등 쟁점 사안을 두고선 팽팽한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여야는 19일 오후 한 대표와 이 대표가 오는 25일 오후 3시 국회에서 회담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가 당대표 수락연설에서 회담을 제안한 이튿날 바로 성사된 것이다.

국민의힘은 회담 개최 소식을 알리며 '민생을 위한 회담'이라고 밝혔고, 이 대표도 전날 회담을 제안하며 '민생 문제'를 언급한 만큼 주요 의제는 경제 문제가 될 전망이다. 금융투자소득세, 종합부동산세 등 양당 대표 간 의견 차이가 크지 않은 사안에 관해선 합의점을 찾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지구당 부활 문제도 비교적 의견을 모으기 쉬운 사안으로 꼽힌다.

문제는 해병대원 특검법안이다. 해병대원 특검법안은 윤석열 대통령의 거듭되는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에도 굴하지 않고 강력하게 추진하는 최우선 순위 법안이다.

이 대표는 회담을 제안하며 해병대원 특검법안에 관한 허심탄회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한 대표가 '제3자 특검 추천안'을 제시했던 점을 언급하며 특검 도입을 전제로 더 좋은 안을 논의하자고 압박했다.

한 대표 제안을 이 대표가 수용한 것처럼 보이지만 여당 내 복잡한 셈법이 한 대표를 옭아매고 있다. 특검법이 윤석열 대통령과 배우자 김건희 여사를 직접 겨냥하고 있는 만큼 친윤석열 계열 의원들이 제3자 추천 특검법 추진에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 대표도 이 대표와 협상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민주당이 '제3자 추천방식 수용' 입장을 밝히자 한 대표가 '제보공작 의혹'을 특검 수사 대상에 추가하자고 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친윤계 의원을 포섭하는 동시에 특검 법안에 관한 당내 의견을 정리하기 위한 시간을 벌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제보공작 의혹은 친윤계 핵심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가장 강력하게 제기하고 있는 문제다.

여야 대표 회담 개최 합의에 앞서 양당은 특검 논의에 관한 조건을 두고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제3자 추천 특검안을 수용할 진정성이 있다면 이미 제출한 위헌적 특검안을 철회하고 더 이상 특검법 발의와 탄핵 청문회를 중단하겠다는 선언부터 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이 대표는 "조건을 붙이고 단서를 다는 것은 결국 하지 말자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kuko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