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한동훈 인사권 인정하되 포용 주문…점심 미루며 90분 회동

尹 "당직 개편은 알아서 하시라"…韓 운신의 폭 넓혀줘
거야, 특검 공세에 당정 결속력 필요…당정 화합 계기 마련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민의힘 신임지도부 만찬에 앞서 한동훈 국민의힘 신임 대표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7.24/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박소은 김정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독대 후 제2부속실 설치·당직 인선 등 현안에 전향적인 모습을 보이며 당정 관계 해빙 무드가 조성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거대야당이 윤 대통령을 두고 탄핵·특검법 등 공세를 이어가는데, 당정이 서로가 '순망치한'이라는 데 인식을 모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31일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전날 오전 한 대표와 단독 회동에서 "당직 개편은 알아서 하시라. 당직 인선이 마무리되고 당 지도부가 정비되면 관저로 초청해 만찬을 하자"라는 말을 건넸다.

윤 대통령은 한 대표에게 당대표가 됐으니 정치에서는 결국 자기 사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이 사람 저 사람 폭넓게 포용해서 한 대표 사람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대통령실 관계자가 전했다. 양측은 각각의 점심 약속이 있었지만 이를 미루면서 오전 11시부터 12시 30분까지 면담을 이어갔다.

윤 대통령의 발언은 최근 한동훈 지도부 인선을 둘러싼 논란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친윤(친윤석열) 정점식 정책위의장의 유임 여부를 두고 지도부 내 친한(친한동훈)과 친윤 주도권 싸움으로 비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당 안팎에서 나오고 있었다.

한 대표가 취임한 지 일주일이 넘도록 정 정책위의장의 거취를 둘러싼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정책위의장을 교체할 경우 추경호 원내대표를 비롯한 원내 의원들의 추인을 받아야 하는데, 고심하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결단을 내릴 한 대표의 정치적 책임 또한 가중되고 있었다.

윤 대통령은 최근 대통령실 제2부속실 설치 계획을 밝혀 한 대표의 전당대회 공약에 호응했다. 한 대표와 독대한 자리에서는 정 정책위의장의 인선 관련 부담을 덜어냈다. 윤 대통령이 '당의 독자성'을 존중하겠다는 메시지와 함께 한 대표 운신의 폭을 넓혀준 셈이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전격 회담을 함으로써 이전의 불편한 관계를 풀어낼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배경에는 서로가 운명 공동체라는 데 인식을 같이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현재 더불어민주당을 위시로 한 야당은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에 대한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날 이재명 민주당 대표 후보 또한 "탄핵 관련 현안이 쌓여있다"라며 직접 탄핵론에 불을 지피기도 헀다.

윤 대통령은 본회의까지 민주당이 밀어붙일 것으로 예상되는 노란봉투법과 민생회복지원금법에 대한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진숙 방통위원장·김병환 금융위원장 인선 강행에 더해 추가적인 재의요구권 행사에 야당은 압박 수위를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대통령은 이를 원내에서 한목소리로 방어할 여당이 필요하고, 여당 새 지도부 또한 대통령의 지지율과 당의 정국 주도권이 연동되는만큼 당정 갈등 불식이 더욱 절실해 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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