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 노리는 이재명, 대안 겨냥한 김두관…노선 차이 '뚜렷'
李 중산층 겨냥 "종부세 재검토" vs 金 "당 정체성 지켜야"
'일극체제' 비판에 李 "당원 중심" 金 "다양성이 당 DNA"
- 구교운 기자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더불어민주당 대표 연임을 넘어 대권 도전을 노리는 이재명 후보와 당내 대안 세력으로 자리 잡으려는 김두관 후보 간 노선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후보와 김 후보는 종합부동산세와 금융투자소득세를 두고 확연한 견해 차이를 보인다.
이 후보는 당대표 출마 선언을 하며 종부세의 근본적 검토, 금투세 시행 유예를 화두로 던졌다. 종부세와 금투세가 각각 부동산 보유와 금융투자 수익에 부과하는 세금인 만큼 중산층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됐다.
당대표직을 넘어 2027년 대통령 선거 출마를 염두에 두고 '강성 이미지'를 탈피, 중도층으로 지지세를 확장하기 위해 꺼내든 카드라는 것이다. '우클릭' 행보란 비판이 제기됐지만 이 후보는 '실용적 관점'을 제시하며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 후보는 전날 CBS 라디오에서 진행된 토론회에서 종부세·금투세에 관해 "신성불가침 의제처럼 무조건 수호하자는 것은 옳지 않은 태도"라며 "실용적 관점에서 접근해 잘못된 부분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김 후보는 종부세 재검토, 금투세 시행 유예는 민주당의 정체성을 흔드는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종부세와 금투세가 각각 노무현정부와 문재인정부에서 마련한 민주당의 대표적 세제이기 때문이다.
김 후보 측은 "종부세 근본적 재검토와 금투세 시행 유예는 서민과 중산층을 대변하는 민주당의 정체성을 심각하게 파괴하는 행위"라며 이 후보에 맞붙었다. CBS 토론회에선 두 세제가 민주당의 '근간'이라고도 했다.
김 후보가 '정체성', '근간'을 내세우며 이 후보와 각을 세우는 것은 당내 대안 세력이라는 점을 부각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때 민주당 주류를 이뤘던 친노(친노무현), 친문(친문재인) 지지층을 끌어오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김 후보는 이장으로 시작해 군수를 거쳐 노무현정부 초대 행정자치부 장관에 오르는 등 입지전적 인물로 '리틀 노무현'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두 후보는 현재 당이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고 있는 해병대원 특검법안에 관해서도 의견을 달리하고 있다.
이 후보는 민주당 지도부가 추진하고 있는 현재 법안을 고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제3자 추천' 특별검사는 특검 취지에 맞지 않다며 야당이 특검을 추천한다는 것이다.
반면, 김 후보는 현재 법안이 재의 표결을 통과하기 어려운 만큼 제3자 추천 특검법안을 수용해서라도 수사 외압 의혹을 밝혀야 한다는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 후보와 김 후보는 이 후보 중심의 '일극 체제' 평가를 두고서도 의견이 갈리고 있다. 이 후보는 '당원 중심 정당'을 내세워 현 체제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반면, 김 후보는 "민주당의 DNA는 다양성"이라며 비판적이다.
김 후보는 이날 YTN 라디오 '뉴스 화이팅 배승희입니다'에서 "우리 정책 기조, 근간을 흔들면서까지 그렇게 하면 중도층이 오냐"며 "큰 원칙과 정체성을 지키면서 유연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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