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원 특검법 필리버스터 24시간…막말 공방·충돌 마무리

박준태 6시간50분 최장 기록…우의장, 곽규택 발언 막으며 국힘 반발
與 "위헌 소지·공수처 취지 위배"…野 "살아있는 권력 수사 불가피"

국민의힘 의원들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우원식 국회의장이 채상병 특검법 법안 처리 저지를 위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종결하려하자 항의하고 있다. 2024.7.4/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서상혁 신윤하 구진욱 임윤지 이강 이비슬 박소은 기자 = 해병대원 특검법 처리를 막기 위해 국민의힘이 시작한 필리버스터가 결국 24시간을 채우며 마무리됐다. 여당은 "특검법은 위헌이며 공수처 설립 취지에도 맞지 않는다"고 비판한 반면, 야당은 "진실 규명을 위해 필요하다"는 당위성으로 맞섰다. 필리버스터 막바지엔 여야 의원들의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다.

4일 국회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이날 국회 본회의에선 재석 의원 188명 중 가결 186명, 부결 2명으로 무제한토론 종결동의안이 가결됐다.

국민의힘은 전날 해병대원 특검법안이 상정되자 오후 3시39분쯤 필리버스터에 돌입했다. 야권은 6분 뒤인 3시 45분 필리버스터 종결동의를 제출한 바 있다.

국회법상 필리버스터 종결동의안은 재적의원 3분의1 이상의 찬성으로 제출할 수 있고, 제출 이후 24시간이 지나면 재적의원의 5분의 3인 180명 이상의 찬성으로 필리버스터를 끝낼 수 있다.

이번 필리버스터엔 유상범 국회의원(4시간 17분)을 시작으로 박주민 의원(46분), 주진우 의원(5시간 14분), 신장식 의원(31분), 박준태 의원(6시간 50분), 서영교 의원(2시간), 곽규택 의원(4시간 40분)이 각각 토론에 나섰다. 박준태 의원이 약 7시간 동안 반대 토론에 나서며 최장 기록을 썼다.

여당은 필리버스터를 통해 해병대원 특검법의 위헌성과 '명분'을 지적했다.

첫 타자로 나선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본 특검법안은 고발 당사자인 특정 정당이 사실상 특별검사를 선택하는 것으로 고발인이 수사할 검사나 재판할 판사를 선정하는 것과 같은 불공정한 결과를 초래한다"고 했다.

박준태 국민의힘 의원은 특검법이 공수처 설립 취지에 전면 배치된다고 비판했다. 그는 "고위공직자 범죄 수사에 있어 기존 수사로는 국민적 의혹이 제대로 해소되지 않고, 그때마다 또다시 국민의 혈세를 들여 특검이 다시 수사하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도 공수처가 탄생한 주요한 배경이자 임무"라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측에선 "살아있는 권력은 특검으로 수사해야 한다"며 특검의 정당성을 주장하며 반박했다.

이날 오전 9시 20분쯤 찬성 토론에 나선 서영교 민주당 의원은 "공수처는 잘하고 있고, 더 잘해야 한다"며 "그러나 특검으로 확실하게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법무부 장관이나 검찰총장 또는 그들의 영향권 안에 있는 검사가 처리하는 것이라 사실상 대통령이 자기 사건을 처리하는 것"이라며 "그래서 이러한 이익 충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특검이 하나의 중요한 제도"라고 말했다.

이날 필리버스터 막바지에 우원식 국회의장이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의 발언을 막아서며 여야 간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다. 여당 의원들이 "토론 발언권을 보장해야 한다"며 항의하는 가운데, 민주당 의원들이 "내려오라"고 고성을 지르며 필리버스터 종결 표결이 지연됐다.

우원식 의장이 종결 표결을 강행하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단체로 퇴장한 후 본회의장 앞에서 '국회의장 및 사법파괴 규탄대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민주당과 국회의장의 반성, 태도 변화 없이는 국민의힘은 당초 5일로 예정된 국회 개원식에 참여할 수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며 개원식 불참을 선언했다.

hyu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