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밥 먹게 해줄까" "우원식 내려와"…난장판 필리버스터(종합)

해병대원 특검법 필리버스터 종료 두고 여야 고성·삿대질 오가
국힘, 종결 동의 의결서 퇴장…188명 중 186명 동의로 종료

우원식 국회의장과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 박찬대 원내대표가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해병대원 특검법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 중지를 선언되고 종결동의의 건이 상정되자 논의하고 있다. 오른편에서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의장석에 몰려가 항의하고 있다. 2024.7.4/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박소은 신윤하 임윤지 기자 = 해병대원 특검법 본회의 의결을 막기 위해 국민의힘이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를 시작했지만, 토론이 아닌 막말과 삿대질로 4일 막을 내렸다. 전날에도 "몸싸움 하자"라는 등 여야 간 고성이 오간 데 이어, 이날 오후 필리버스터 종결 동의 의결을 두고 "콩밥 먹게 해줄까" "우원식 (국회의장) 내려와" 등 날선 발언이 대립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4일 오후 3시 50분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을 향해 "해병대원 특검법 무제한 토론이 24시간이 지났다"며 "10분 안에 토론을 마무리 해달라"고 말했다.

이에 토론자인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은 "표결할 때까지 발언권이 있다"며 발언을 이어갔다.

우 의장이 약속한 10분이 지나도 곽 의원의 발언이 계속되자 민주당 의원들은 "국회법 지켜라" "10분 지났다" 그만 내려와라"며 고성을 내질렀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비롯해 여당 의원들은 이에 맞서 단상으로 나와 "보장하라"며 항의했다.

이후 추 원내대표와 박찬대 원내대표가 국회의장석으로 올라가 논의를 지속했다. 그동안에도 서영교 의원은 "국회 선진화법 위반이야"라고 외쳤고 민주당 측에선 "콩밥 먹게 해줘?"라고 소리쳤다.

필리버스터를 이어가던 곽 의원은 "오늘 제가 발언한 지 겨우 5시간밖에 안됐다. 12시간까지 준비해왔다. 아직 절반도 안 했다"라고 말하던 중 민주당이 항의하자, 박수민 의원은 "네가 뭔데"라며 삿대질을 하기도 했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 또한 여야 대치 상태에서 고함을 듣자 "어디서 반말이야"라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후 우 의장은 오후 4시 52분경 필리버스터 종결 동의 의결 투표를 진행했고, 국민의힘 의원 대다수는 퇴장했다. 이후 오후 5시42분 투표를 마치고 개표를 시작했고 188명 중 186명이 종결에 동의해 필리버스터가 종료됐다.

2년 3개월만에 국회에서 개최된 필리버스터는 전날에도 고성이 오가고 잠을 자는 의원들이 등장하는 등 촌극이 펼쳐졌다.

전날 오후 8시44분 세 번째 필리버스터 주자로 나선 주진우 의원의 반대 토론 당시에도 격한 말싸움을 벌였다. 주 의원은 군 광역수사대에서 단 2일간 10여명이 해병대원 사망 사건을 조사한 뒤 관계자를 입건했고, 수사권을 보유하지 않은 군에서 피의자를 입건한 것이 월권이라 주장했다.

주 의원은 해당 사례를 예로 들며 "이재명 전 대표의 대장동 비리를 일주일이나 열흘 만에 민주당 인사들 10명씩 입건해서 조사받으라 나오라고 하면 민주당 의원님들 수긍하실 수 있겠습니까"라고 지적했고, 서영교 의원은 "정신 못차리는 발언"이라고 강력하게 반발했다. 전날 대정부질의에서 김병주 의원이 국민의힘이 '한미일 동맹'이란 표현을 뜬 국민의힘 논평에 "정신 나갔다"고 표현한 것을 빗댄 것이다.

이후에도 서 의원 등은 주 의원이 반대 토론을 하고 있는 발언대 위로 올라가 항의했고, 한 국민의힘 의원은 "몸싸움 하자"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여야 의원 간 말싸움 외에도 필리버스터 도중 잠든 의원들의 모습이 포착돼 빈축을 사기도 했다. 유상범 의원이 3일 본회의장에서 반대 토론을 진행하던 중 김민전·최수진 의원이 의자 등받이에 기대 잠든 모습이 생중계 등을 통해 포착됐다. 이후 국민의힘 원내지도부는 잠든 의원들을 대상으로 퇴장 조치를 내리기도 했다.

다음날 최 의원은 "물의를 일으켜서 죄송하다"고, 김 의원은 "정말 부끄러운 일"이라고 사과했다.

sos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