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행처리' '또 보이콧'…원구성 후 첫 상임위 곳곳 파행(종합)
법사위, 與 "방송3법·방통위법 토론 더 필요"…野 강행 처리
국토위, 與 청문회 연기 묵살에 퇴장…野 국토부장관 맹공
- 송상현 기자, 임세원 기자, 임윤지 기자
(서울=뉴스1) 송상현 임세원 임윤지 기자 = 22대 국회 원 구성 마무리 후 첫 국회 상임위가 열렸지만 여야 간 갈등이 수그러들지 않으며 곳곳에서 파행이 빚어졌다.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의 반발에도 방송3법과 방통위법을 강행 처리했고, 입법청문회 연기 요구가 묵살당한 국민의힘은 국토교통위원회에 불참했다.
◇방송3법·방통위법 與 "더 토론해야" 주장했지만…야당 강행 처리
이날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공영방송의 지배구조를 바꾸는 일명 방송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또한 방통위의 의결 정족수를 현행 상임위원 2인에서 4인으로 늘리는 내용을 골자로 한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안도 처리했다.
방송 3법 등의 처리를 반대했던 국민의힘은 체계 자구를 심사하는 2소위로 넘겨 더 논의하자고 주장했으나, 민주당 소속의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충분히 들었다고 생각한다"며 거부했다.
정 위원장은 이후 토론 종결 안건을 표결에 부친 후 방송3법과 방통위법을 원안대로 의결했다. 이 과정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반발하며 회의장을 빠져나갔다.
방송3법은 지난 21대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한 후 국회에서 재의결이 무산되면서 폐기됐다. 민주당은 22대 국회 개원 직후 같은 법안을 재발의했다.
개정안은 KBS와 MBC, EBS 같은 공영방송의 이사 추천 권한을 직능단체와 학계 등으로 확대하고, 이사 수를 21명으로 늘려 지배구조를 개선하도록 하는 기존 법안의 골자를 유지하고 있다.
방통위법은 방통위 회의 개의나 의결에 필요한 최소 출석 위원 수를 4인 또는 5인으로 늘리는 내용이다. 5인의 합의제 기구인 방통위는 10개월 가까이 윤석열 대통령이 추천·임명한 김홍일 방통위원장, 이상인 부위원장 등 2인 체제로 운영 중이다
법사위는 이날 개의 직후부터 '간사 선임' 등을 두고 여야 간 갈등을 빚었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이 의사일정에 앞서 여당 간사를 선임하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주장하자 정 위원장은 유 의원을 향해 "그런데 위원님 성함이 어떻게 되느냐. 누구세요"라고 물었다. 이에 유 의원은 "위원장님 성함은 어떻게 되느냐"고 받아치는 촌극이 벌어졌다.
이어 의사진행발언을 하겠다는 여당 측의 요구에 정 위원장이 인사말부터 하라고 막아서면서 고성이 오갔고 결국 개의 6분 만에 정회가 선포되기도 했다.
회의 속개 이후에도 여야 간 입씨름은 계속됐다.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이 인사말에서 "존경하고픈 정청래 위원장"이라는 표현을 쓰자 정 위원장은 "존경하는 마음이 없으면서 '존경하고픈'이라는 표현 자제해 주고 그런 말로 희화화시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국토위 '전세사기 입법청문회' 與 연기 요청…수용 안 되자 '불참'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대책에 관한 입법청문회를 열었지만, 정상화 첫날부터 국민의힘이 불참을 결정하며 파행이 이어졌다.
국민의힘은 상임위 개최에 앞서 청문회 연기 요구를 했지만, 민주당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권영진 국민의힘 의원은 개의 전 회의장에 들어와 "의사일정을 일방적으로 다 정했는데 거기에 여당 보고, 들어오라고 하면 어떡하냐"라며 "청문회를 하지 말자는 게 아니라 조금만 연기해서 여야가 같이 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맹성규 국토교통위원장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어렵게 마련된 오늘 자리는 일단 진행돼야 한다"며 "만약 오늘 회의가 부족하다고 생각하신다면 전세사기 피해 지원과 관련된 논의 과정을 한 번 더 오늘과 같은 자리를 마련하는 것으로 양당 간 협의를 진행해 주기 바란다"고 선을 그었다.
이날 회의는 예정된 일정보다 53분 늦은 오전 11시 53분에 개의했다.
회의 시작 이후에도 민주당 의원들은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앞선 현안 보고에 불참하고 전세사기 피해자들을 탓하는 듯한 발언을 한 데 대해 맹공을 펼쳤다. 박상우 장관은 지난 5월 13일 기자간담회에서 "예전에는 전세를 얻는 젊은 분들이 경험이 없다 보니 덜렁덜렁 계약했던 부분이 있지 않을까 싶다"라고 이야기해 비판 여론에 직면했다.
이에 대해 이소영 민주당 의원은 "피해자들을 비난하는 발언을 네 글자로 뭐라고 하는지 아시냐"며 따져 물은 뒤 "2차 가해라고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준호 의원 역시 "지난 10년간 장관이 사유서 없이 불출석한 사례는 딱 두 번"이라며 "전부 다 박상우 장관이었다. 이게 국회를 무시하는 것 아니고 뭐겠냐"고 비판했다.
한편 이날 오전 교육위원회는 여야 참여 속에 의대 정원 확대 및 유·보 통합 관련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songss@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