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P 격노설' 청문회 '대질'…박정훈 "들었다 vs 김계환 "말 못해"

김 사령관, 대북 안보 상황으로 불출석 사유서 냈다 오후에 화상으로 증언대
박은정, 김계환·박정훈 대질신문…정청래 "부하도 증언해"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이 30일 인천 송도 크루즈터미널에 정박된 독도함에서 열린 제21회 해군 함상토론회에서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이번 토론회는 '글로벌 중추국가를 향한 신해양강국'을 주제로 열렸다. 해군 함상토론회는 1992년 처음 열려 해군 발전과 국가 해양력 발전 방향 제시에 역할을 하고 있다. 2024.5.30/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구진욱 임세원 기자 =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21일 야당 주도로 열린 '해병대원 특검법 입법청문회'에서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으로부터 'VIP 격노설'을 전해 들었다고 증언했다. 증인으로 나선 김 사령관은 'VIP 격노설'을 박 전 단장에게 전했냐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의원들의 질의에 '수사 사항이라 답변할 수 없다"고 일관했다.

국회 법사위는 이날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해병대원 특검법' 입법청문회를 진행했다. 대북 안보 상황으로 앞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던 김 사령관은 오후에 진행된 전체회의에서 화상으로 대신 증인으로 출석했다.

야당 의원들은 대통령실이 수사 외압 의혹에 개입한 정황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며 사건의 정점에 윤 대통령이 있다고 몰아붙였다. 지난해 8월 군은 해병대가 경찰에 넘긴 기록을 찾아온 뒤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등을 혐의자에서 제외해 다시 경찰에 넘겼는데 이 과정에 윤 대통령의 개입이 있었다는 주장이다.

법사위 의원들은 'VIP 격노설'과 관련해 사실상 박 전 단장과 김 사령관을 대질 신문하는 방식으로 특검법 명분을 쌓았다.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은 김 사령관에게 'VIP 격노설'을 임기훈 전 국가안보실 국방비서관에게 전달받고 이를 박 전 단장에게 전하지 않았냐라는 질문에 "공수처에서 피의자로 되어있고, 수사 중이라 형사소송법 148조에 의거해 답변할 수 없다"고 답했다.

형사소송법 148조는 누구든지 자기 자신이나 친족·법정 대리인의 해당하는 자가 형사소추 또는 공소제기를 당하거나, 유죄 판결을 받을 사실이 발로될 염려가 있는 증언을 거부할 수 있다는 조항이다.

이어 박 의원이 곧바로 현장에 출석한 박 전 단장에게 'VIP 격노설'을 전해들었냐고 묻자 "저는 사령관으로부터 분명하게 윤석열 대통령의 격노설을 들었다"고 대답했다.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부하직원인 박 전 단장이 증언을 하는 것에 반해 진술을 하지 않는 것을 지적하자 김 사령관은 "증언 거부권은 법리에서 인정되는 권리라 그 부분을 언급한 것이다"며 "이건 수사 중이라 대답을 못한다고 한 것이다"고 일축했다.

서영교 의원이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에게 박 전 단장과 함께 수사결과에 대한 보고를 하러 갔을 당시 사단장에 대한 과실을 확인했고 이를 보고한 과정을 확인하는 질의에 대해서는 "그런 말 한 적이 없다"며 답변을 피했다.

kjwowe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