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일부러 기억 안 나게 뇌 조작하지 말라" 호통

해병대원 청문회…"임성근, 부끄럽고 비굴한 군인일 뿐"
"위증 차곡차곡…허위 증언에 대해선 고발 조치할 예정"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 관련 입법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의 사건개요 설명을 들으며 생각에 잠겨 있다. 2024.6.21/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김경민 임세원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청래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21일 해병대원 특검법 입법청문회에 출석한 증인을 향해 "일부러 기억 안 나게 뇌의 흐름을 이상하게 조작하지 말라"고 호통쳤다.

정 위원장은 이날 오후 야당이 주도해 국회에서 열린 해병대원 특검법 입법청문회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이 "기억 나는 대로 말씀 드리겠다"는 단서를 달아 진술하자 "기억나지 않는다고 하면 질타 받으니 신종 수법을 들고 나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 위원장은 이용민 전 해병대 포7대대장과 질의 과정에서 "임성근은 부하 직원이 떠내려가고 실종된 걸 저녁에 알았다고 한다. 이 사실을 믿냐"고 물었다. 이 전 대대장은 "이해가 안 되는 말"이라고 답변했다.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은 이후 10초의 발언 기회를 얻어 "채 해병이 물 속에서 작전 했다는 것은 실종 사고 이후 19일 19시쯤 알았고, 실종 시간 난 시간은 9시 4분이었다. 최초부터 (보고를 받아) 알고 있었다"며 정 위원장의 질의를 바로 잡았다.

하지만 정 위원장이 "본인은 현장 지휘권이 없는데 왜 보고 받냐. 작전 통제권도 본인한테 없는데"라며 "본인 지금 진술은 실질적으로 지휘권 있었다는 반증"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임 전 사단장은 "반증이 아니다"라고 맞받아치자, 정 위원장은 "증인이 위원장이냐"고 소리쳤다.

정 위원장은 "왜 위원장의 생각까지 재단하려고 하냐"며 "위원장이 그렇게 생각 한다는데, 위원장이 생각도 못 하냐. 어디서 그런 버릇을 배웠냐"고 야단쳤다.

그러면서 "임성근 사단장이 대단한 사람이냐. 제가 보기엔 부끄럽고 비굴한 군인일 뿐"이라며 사과를 요구했다.

임 전 사단장은 "저는 위원장의 생각까지 재단하지 않았다"고 하자 정 위원장은 다시 사과하라고 압박했다.

임 전 사단장이 "그렇게 느끼셨다면"이라며 사과하려고 하자 정 위원장은 임 전 사단장의 말을 끊고 "토달지 말고 사과하라"고 신경전을 벌였다.

결국 정 위원장은 입법청문회가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지 않다며 임 전 사단장에 10분간 퇴장을 명령했다.

임 전 사단장의 퇴장 이후 장경태 민주당 의원은 "선서를 거부한 분들은 변명으로 일관하고 선서한 분들은 답변 거부하고 있다"며 "계속 허용하면 안 된다. 변명할 기회를 왜 주냐"고 지적했다.

정 위원장은 "위증 한 건 차곡차곡 기름종이에 써놓고 있다"며 "허위 증언에 대해선 고발 조치할 예정"이라고 중재했다.

km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