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대통령 거부권 사용 신중해야" 정진석 "여야 합의 노력 기울여야"

우원식 "삼권분립 위해 헌법 위배 아니면 거부권 신중해야"
정진석 "尹 대통령, 재의요구권을 책무에 해당한다는 인식"

우원식 국회의장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장실을 찾은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과 대화하고 있다. 2024.6.10/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호 김경민 이비슬 기자 = 우원식 국회의장이 10일 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에게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가 좀 더 신중히 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 실장은 "여야 합의를 통해 (국회에서) 법안 통과를 해내는 노력을 밀도 있고 성의 있게 기울여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우 의장은 이날 오전 정진석 실장과 홍철호 정무수석을 접견했다. 정 실장과 홍 수석이 우 의장의 국회의장 선출을 축하하기 위해 예방하면서 만남이 성사됐다. 정 실장과 홍 수석은 대통령 축하난을 우 의장에게 건네면서 "대통령께서 의장님께 축하 말씀을 꼭 전해주시고 중요한 시기에 건강을 잘 챙기시라고 안부 말씀을 주셨다"고 말했다.

우 의장은 "정부는 정부대로 국회는 국회대로 역할을 잘해야겠다"며 "협력하는 관계로 국민의 걱정을 풀어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입법) 과정에서 대통령의 재의요구권이 많이 발동됐다"면서 "삼권분립을 위해선 그 법안이 헌법에 위배되거나 대통령의 헌법 권한을 침해하는 것이 아니면 거부권 사용은 좀 더 신중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전했다.

우 의장은 "그것이 국회, 정부를 위해서도, 우리나라의 이미지를 위해서도 바른길이라는 말씀을 대통령에게 비서실장이 잘 전달해 주면 좋겠다"고 했다.

또한 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와 관련해선 "국민이 걱정하지 않도록 잘 관리해 주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있고 민생 문제를 잘 해결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 논란이 일었던 홍범도 장군 흉상의 육군사관학교 밖 이전 논란을 언급하며 육사 내 존치를 당부했다.

이에 정진석 실장은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주의 작동 원리, 대화와 타협이라는 의회주의의 본령이 원활히 회복되고 실현되는 모습을 국민들이 보고 싶어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대통령은 헌법 수호자로서 재의요구권을 권한으로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책무에 해당하는 것이라는 인식을 갖고 계실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여야가 보다 더 머리를 맞대고 법안 하나를 오직 국민과 국가를 위해 본회의를 통과하는 순간까지 대화와 타협으로 여야 합의를 통해 법안을 통과해 내는 노력을 밀도 있게 성의 있게 기울여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정 실장은 또 "저희 정부와 대통령실도 이번 총선 민심을 엄중히 받아들이고 있다"며 "정부도 어느 때보다 국회와의 협력을 위해 더 소통하고 노력하려고 마음먹고 있고 앞으로 민주당이 많이 지도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또한 "우원식 의장이 누구보다 합리적 성품이고 출중한 경륜을 가진 지도자이기 때문에 여야가 극한 대립을 할 때 조정 역할을 잘 좀 해주셔서 정치 안정 도모에 도움이 돼 주십사 부탁드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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