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심' 약해진 의장선거 후폭풍…더 절실해진 '이재명 연임론'

89표 '반란표'로 규정, 색출 주장까지…'이재명 리더십' 강화
이재명 "대중정당으로…변화 첫 꼭짓점에 당원들 있을 것"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우원식 의원이 추미애 경기 하남갑 당선인을 제치고 국회의장 후보가 되자 더불어민주당 내 '명심'(이재명 대표의 의중)이 희석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이재명 대표를 중심으로 한 당내 구심력을 유지하기 위해 '이 대표 연임론'이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20일 야권에 따르면 민주당 국회의장 후보 경선에서 5선 우 의원이 6선 추 당선인을 꺾고 선출되자 당내 일부 강성 당원들의 '탈당'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당초 당 안팎에선 양자대결이었던 이번 국회의장 경선에서 추 당선인의 당선 가능성을 높게 봤다. 통상 원내1당 최다선자가 맡는 게 관례인 데다, 조정식 의원과 정성호 의원의 국회의장 후보 사퇴 과정에서 박찬대 원내대표가 설득했다고 전해졌기 때문이다.

친명(친이재명)계가 후보 교통 정리에 직접 움직이자 사실상 명심(이재명 대표의 의중)은 추 당선인에 향했다고 정치권은 분석했다. 당심도 추 당선인을 지지했다. 민주당 당원 2만 1054명은 "개혁국회 개혁의장으로 추 당선인을 원한다"며 공개적으로 밀었다. 몇몇 당원들은 민주당 의원들에게 추 당선인을 국회의장으로 뽑으라고 압박 문자를 보냈다고 알려진다.

예상을 깬 우 의원의 당선으로, 이 대표 연임론이 탄력을 받게 됐다. 당원 게시판엔 우 의원 득표수 89표를 '반란표'로 규정하고 당선인을 색출해야 한다는 요구까지 들끓고 있다. 강성 당원을 등에 업은 친명계는 연일 '이재명 리더십'을 띄우고 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16일 국회의장 경선 직후 페이스북을 통해 "당원이 주인인 정당, 아직도 갈 길이 멀다"며 "이재명 대표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 정권교체의 길로 가자"고 전했다.

박지원 전남 해남·완도·진도 당선인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우 의원이 국회의장 후보로) 당선됨으로써 민주당이 참 건강하다는 평가를 받았고 이재명 대표도 오히려 잘됐다"며 "제가 볼 때는 연임에 탄탄대로가 깔렸다"고 평했다.

여기에 이번 전당대회에선 권리당원의 표 영향력도 확대되기에, 이재명 대표의 연임론에 더 힘이 실린다. 앞서 민주당 지도부는 총선 전 전당대회 규정에서 권리당원과 대의원의 표값을 60 대 1에서 20 대 1로 조정한 바 있다.

이 대표는 전날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당원과 함께-민주당이 합니다 콘퍼런스 충청편'에서 "최근 당에 대해 섭섭해하는 당원들이나 아파하는 당원들이 꽤 있겠지만 우리는 언제나 전체를 생각해야 한다"며 "서로 생각이 맞지 않더라도 하나의 거대한 목표를 위해 작은 차이를 이겨내고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당이 당원 중심의 대중정당으로 나가고 있다고 생각하고 또 그래야 한다 생각한다"며 "지금은 많이 후퇴해 세계적 망신거리가 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2년 전까지 모범적인 민주주의 국가로 전 세계의 인정을 받았다. 국민이 가진 위대한 에너지와 위대함을 다시 발현해서 모범적 민주국가로 바뀔 것임을 확신하고 그 변화의 첫 꼭짓점에 민주당 당원들이 서 있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km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