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동구 첫 민주당 김태선 "지방소멸 막고 노란봉투법 재추진"

[여의도 신인]⑧"노동자 도시 울산…환노위 외 상상도 안해"
"尹 정부 노동 정책 심각하게 우려…노란봉투법 재추진해야"

김태선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당선인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과 인터뷰하고 있다. 2024.5.14/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한병찬 기자 = "'울산 동구 맞춤형 지방소멸 방지 특별법 개정안'과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한 '노란봉투법' 을 추진하겠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4·10 총선에서 사상 처음으로 울산 동구에 '파란 깃발'을 꽂았다. 새로운 역사의 주인공은 김태선 민주당 당선인이다.

14일 국회에서 만난 김 당선인은 "노동자의 도시라는 게 무색할 만큼 역대 울산 동구 국회의원 중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에서 활동한 국회의원이 없었다"며 "환노위에서 동구의 노동 정책을 중앙 정치와 결부시키겠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리턴매치' 승리 김태선…민주당 첫 울산 동구 당선

문재인 정부 청와대 행정관 출신의 김 당선인은 4·10 총선에서 험지인 울산 동구에 출마해 극적으로 승리했다. 권명호 국민의힘 후보와 득표율 차이는 불과 568표(0.68%p)였다. 특히 4년 전 21대 총선에서 권 후보에게 패했던 김 당선인은 '리턴매치'에서 설욕전에 성공하며 눈길을 끌었다.

울산 동구는 현대중공업을 비롯한 조선업이 대거 밀집한 도시로 13대 총선 때 정몽준 현대중공업 회장이 무소속으로 울산 동구에 출마한 뒤 17대까지 내리 5선을 했고 18~19대는 정몽준 국회의원 사무실 사무국장을 역임한 안효대 한나라당 전 의원이 재선하는 등 대표적인 민주당의 험지로 꼽힌다.

김 당선인은 승리 요인으로 '윤석열 정권 심판'을 꼽았다. 이장우 노동당 후보와 단일화에 실패해 민주당·국민의힘·노동당 '3파전'으로 선거를 치렀던 김 당선인은 "유권자께서 정권 심판을 위해 민주당에 힘을 실어주셨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2대 국회에서 상임위원회로 환노위 외에는 "상상도 할 수 없다"며 울산 동구의 노동 문제와 지역 현안에 진심인 김 당선인의 제1호 의정활동 목표는 '동구 맞춤형 지방소멸방지특별법 개정안'과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노란봉투법'의 재추진이다.

김 당선인은 "울산 동구가 지방 소멸 위기 지역으로 선정되는 불명예를 안았다. 그 이유가 청년들은 떠나고 고령화 속도가 울산 5개 구군에서 가장 빠르다"며 "울산이 20~30년 뒤에는 없어질지도 모른다는 경고등이 켜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동구 맞춤형 지방소멸 방지 특별법을 만들겠다. 동구 맞춤형이라고 표현한 이유는 노동 현안과 연관돼 있기 때문"이라며 "노란봉투법 재추진으로 하청 노동자의 처우 문제를 개선하지 않으면 더 이상 청년들이 동구로 유입되지 않고 또 동구에 있는 청년들이 떠나게 된다. 지방소멸 방지 특별법과 노란봉투법을 함께 추진해야 동구를 살려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겸 상임선대위원장이 4일 오후 울산 동구 대송시장에서 김태선(울산 동구)후보 지원유세를 하고 있다.2024.4.4/뉴스1 ⓒ News1 김지혜 기자

◇"尹 반노동 정책 심각…거부권에 막힌 노란봉투법 재추진"

김 당선인은 윤 정부의 노동 정책에 대해 "국민들은 윤 정부의 '반(反)노동 정책'을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주69시간제로 대표되는 장시간 노동체제로의 퇴행 그리고 건설노조 탄압,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한 무력화 시도, 최저임금 차등 적용 시도 그리고 노란 봉투법 거부권까지 노동정책을 보면 윤 대통령이 국민을 어떻게 대하는지 나온다"며 "윤 대통령의 반노동 정책 기조, 민생을 등한시하는 대통령의 전형적 모습이다"고 쓴소리를 이어갔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노란봉투법에 대한 재의 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다. 노란봉투법은 하도급 노동자에 대한 원청기업 책임을 강화하고, 파업 노동자에 대한 기업의 무분별한 손해배상청구를 제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김 당선인은 노란봉투법 재추진 시기에 대해 "개인적 생각으로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을 모두 패키지로 진행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으로 본다"며 "총선 결과는 정부·여당에 대한 심판이었고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법안이 없다. 신속하게 패키지로 한 번에 처리하는 것도 좋은 방법 아닐지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당선인은 국회의장 선거와 관련해 "후보 두 분 모두 굉장히 훌륭하고 민주당의 큰 자산"이라면서도 "그러나 지금까지의 국회의장과 앞으로의 국회의장은 달라져야 한다고 본다. 기계적 중립을 지키는 게 국회의장의 역할이 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최근 김 당선인은 원내부대표단에 합류했다. 부산·울산·경남(부울경) 당선인 중 유일하다. 김 당선인은 "총선이 끝난 후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박찬대 원내대표에게 부울경 험지 지역이 민주당 당원들로부터 활성화될 방안을 찾아봐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며 "저를 원내부대표로 임명한 것도 그런 역할을 하라는 것 같다"고 했다.

김 당선인은 검찰개혁도 강조했다. 12일 문재인 정부 출신 22대 국회의원 당선인 27명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 전 대통령을 겨냥한 검찰의 전방위 수사를 비판했다. 김 당선인은 "문 전 대통령에 대한 측근 수사와 이 대표 본인과 측근에 대한 검찰의 전방위적인 막무가내 수사는 정말 큰 문제"라며 "검찰 개혁의 시작은 기소권과 수사권의 분리 그리고 권력의 분산이다"고 강조했다.

김 당선인은 '4년 뒤 울산 동구의 모습'에 대해 "2015년 조선업 경기가 휘청거려서 경제가 무너졌다. 조선업만 바라보는 게 아니라 산업의 다변화가 필요하다"며 "조선산업과 관광산업 두 축으로 가야 동구의 경기가 살 수 있다고 생각해 여러 법안을 검토 중이다"고 말했다.

김태선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당선인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과 인터뷰하고 있다. 2024.5.14/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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