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참패에도 3배 불어난 '한동훈 팬덤'…"전대룰 뭐든 나오면 승리"

당대표 조사서 지지층 1위…韓팬덤, '전대 대비' 당원가입 독려
흔들리는 尹 여론도 반사이익…"당심·민심 모두 韓에 우호적"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총선 결과에 따른 위원장직 사퇴 입장을 밝힌 뒤 당사를 나서고 있다.(공동취재) 2024.4.11/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신윤하 기자 = 4·10 총선 참패 한 달여 만에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재등판설이 점화되고 있다. 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났지만, 좀처럼 꺾일 기미를 보이지 않는 지지층과 당원들의 지지세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 전 위원장 팬덤은 총선 전보다 오히려 3배 이상으로 늘며 탄탄한 지지세력으로 자리 잡았다.

뉴시스가 11일 여론조사 전문 기관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8~9일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 적합도 조사에서 유승민 전 의원이 28%,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이 26%를 기록하며 오차범위 ±3.1%p 내에서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선 한 전 위원장에 대한 지지가 더욱 압도적이다. 전체 응답자 중 자신을 국민의힘 지지층이라고 밝힌 사람들만을 대상으로 후보별 적합도를 분석한 결과, 한 전 위원장이 48%를 기록했다.

총선 패배 후 칩거에 들어갔던 한 전 위원장은 최근 여권 인사들과 대면 접촉하면서 사실상 물밑 행보를 재개했단 분석을 낳았다. 한 전 위원장은 지난달 16일 비대위원들과 만찬을 했고, 지난 3일엔 비서실장이었던 김형동 의원, 사무처 당직자 20여명과 저녁을 함께했다. 반면 19일 대통령실의 오찬 초청은 건강상의 이유로 거절하며 윤 대통령과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였다.

한 전 위원장은 전당대회 출마 의사를 밝힌 적이 없지만 그의 행보에 대한 관심은 식을 줄 모른다. 한 전 위원장은 지난 11일 서울 서초구 양재도서관에서 골전도 이어폰을 낀 채 책을 보는 모습이 포착돼 화제가 됐다. 그가 착용한 의상이나 신발 등도 화제가 되면 판매량이 껑충 뛰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회원 수 5만명을 돌파하며 규모를 키워나가는 한 전 위원장의 팬덤은 당원 가입 독려 캠페인을 벌이는 등 한 전 위원장의 당대표 출마를 대비하고 있다. 네이버 팬카페 '위드후니'는 총선 전 1만8000여명이었던 회원 수가 이날까지 5만8000여명으로 세 배 이상 증가했다.

한동훈 네이버 팬카페 '위드후니' 갈무리

팬카페 위드후니에는 "위원장님을 지켜드리려면 우선 책임당원이 돼 권리를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며 국민의힘 당원 가입을 독려하는 게시글이 '필독' 글로 게시됐다. 국민의힘 당헌·당규상 당비를 3개월 이상 납부해서 책임당원이 돼야 당대표 등을 뽑는 전당대회 선거권이 생긴다.

위드후니는 한 전 위원장에 대한 총선 책임론 및 여권 내 대선주자들의 견제에도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지난 3일 시작된 총선백서 TF의 패인 분석 설문조사에 한 전 위원장이 선거 운동 당시 내세운 '이·조(이재명·조국) 심판론'이나 한동훈 원톱 선대위 체제의 실효성을 묻는 말이 포함된 것과 관련해 지지자들은 "한동훈 책임론으로 몰아가려는 의도적인 작태"라는 비판글을 잇따라 올렸다. 조정훈 총선백서 TF 위원장과 최근 한 전 위원장을 견제하고 나선 홍준표 대구시장 등을 지적하는 글도 다수 올라왔다.

당내에선 대중적 인지도도 있고 팬덤을 갖춘 한 전 위원장이 당대표 선거에 뛰어들면 당심과 민심 모두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거란 관측이 제기된다. 이미 108석이라는 총선 참패 결과에 비해 당 안팎에선 한동훈 책임론이 옅은 상태였다. 이번 총선 참패의 가장 큰 원인이 용산발 리스크로 꼽히면서 "한동훈이 총선 국면에서 바꿀 수 있는 게 많지 않았다"는 분위기가 감지됐다.

게다가 최근 영수회담 추진 과정에서 비선 라인을 통해 '총리 추천 제안설'이 있었다는 보도 이후 당원들의 분노는 윤 대통령에게 집중되고 있다. 당원 게시판에는 '충격이다. (윤 대통령은) 진짜 보수 궤멸자다. 지금 탈당하라'는 글들이 올라왔다. 총선 국면에서 대통령실과 갈등을 노출한 한 전 위원장에 대해선 "한동훈으로 단결해야 한다"는 게시글들이 올라왔다.

한 국민의힘 다선 의원은 뉴스1에 "전당대회 룰을 현행 당원투표 100%로 하든, 일반 국민 여론조사 비율을 30~50%로 늘리든 한 전 위원장이 압도적인 지지를 받을 것"이라며 "영수회담 후일담에 대한 보도 이후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비판이 쏟아짐과 동시에 한 전 위원장에 대한 옹호글도 속출하지 않았냐. 당심이 한동훈에 우호적"이라고 말했다.

sinjenny9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