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론' 찐윤 이철규, '비토론' 높아지자 원내대표 불출마 기류
원내대표 불출마설에 "어떤 결정, 입장 밝힌 적 없다" 입장 내놔
이철규 불출마시 원내대표 후보난…3선 추경호 의원 출마 고민중
- 박기범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찐윤'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이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아직 공식 입장은 밝히지 않고 있지만, 총선 참패 책임론을 기반으로 그의 원내대표 출마를 비토하는 목소리가 당 안팎에서 이어지고 있어서다.
이 의원은 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을 향한 불출마설에 "저는 지금까지 원내대표 선거와 관련해 어떠한 결정을 하거나 입장을 밝힌 적이 없다"며 "제 입장과 관련하여 무분별한 언론보도를 자제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이날 이 의원의 원내대표 불출마를 시사하는 보도가 이어지자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의 이같은 입장과 별개로 여권에서는 그가 원내대표 경선 불출마를 결심했다는 이야기가 이어지고 있다.
이 의원은 좋은 원내대표 후보가 있다면 도와주겠다는 입장을 밝혀 왔으며, 최근 자신을 향한 비토가 이어지자 당내 혼란을 수습하기 위해 당 지도부에 불출마 의사를 전달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이 의원은 극단적 여소야대 국면에서 당정 간 소통의 적임자라는 점에서 유력한 원내대표 후보로 꼽혔다. 민주당에서 친명 박찬대 의원이 단독으로 원내대표에 출마하면서 이에 대응하는 성격으로 친윤계 핵심인 이 의원이 원내대표로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 의원이 당 사무총장, 인재영입위원장을 지내면서 22대 총선 당선인과 접점이 많다는 점도 이 의원 원내대표 유력설의 바탕이 됐다. 이 의원이 총선 이후 영입인재 당선·낙선·낙천 인사들과 조찬 회동을 하면서 원내대표 준비에 돌입했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원내대표 도전자가 없는 점은 이철규 대세론을 굳혔다. 당대표는 비윤 나경원, 원내대표는 친윤 이철규 의원이 맡는 '나·이 연대설'도 돌았다.
하지만 이른 대세론은 당내 반발을 일으켰다. 비윤계를 중심으로 정권심판 민심에 역행한다며 총선 패배 책임론을 내세우며 이철규 원내대표 불가론을 외쳤다. 최근에는 친윤계 배현진 의원, 당 원로인 홍준표 대구시장, 김태흠 충남지사도 불가론에 합류했다.
나경원 당선인도 이날 SBS라디오에서 '나-이 연대'설에 대해 "진짜 기분 나쁘다"며 "굉장한 고약한 프레임"이라고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그는 "단독 출마, 단독 당선이란 모습은 건강하지 못하다"며 "이 의원이 그동안 주요 직책을 많이 맡으시다보니 거부감이 있는 것 같다"고 이 의원을 겨냥했다.
이 의원 불출마할 경우 당내 원내대표 후보난은 여권이 고민 지점이다. 당초 국민의힘은 3일 원내대표 경선을 치르기로 했지만, 출마자가 없어 경선을 9일로 연기했다.
현재 여권에서는 김도읍·김태호·박대출·송석준·이종배·추경호 의원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특히 추 의원이 원내대표 도전을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새 원내대표 앞에 놓인 과제가 만만치 않다는 점에서 중진 의원들은 고심을 거듭하는 모습이다. 민주당은 국회의장은 물론 법사위원장과 운영위원장 등 차지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로, 원구성 협상과정에서부터 새 원내대표는 난관에 봉착할 가능성이 크다.
채상병 특검 등 대통령실이 반대하는 법안에 대한 이탈표 관리도 쉽지 않다. 여당에서 8명만 특검에 반대하면 대통령 거부권은 무산되고, 여권은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다. 현재 22대 총선 당선자 중 안철수 의원은 공개적으로 특검에 찬성하고 있다.
여권 일각에서는 이철규 카드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평가도 있다. 당장 원구성 협상 등에서 원내대표 책임론이 불거질 경우 소방수로 이 의원이 언제든지 등장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pkb1@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