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원내대표 '오리무중'…찐윤 이철규 추대론·불가론 '충돌'

이철규 놓고 당정 소통 적임자 vs 비윤계·당 원로 "총선 패장" 엇갈린 평가
후보 등록 하루 전까지 등록 후보 없어…당 일각 "위기 회피" 비판도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국민의힘·국민의미래 당선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4.4.16/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국민의힘 새 원내대표가 누가될지 오리무중이다. 후보 등록을 하루 앞둔 시점까지 공식적으로 출마를 선언한 후보는 아무도 없는 상황이다. 유력 후보로 꼽히는 찐윤(진짜 윤석열) 이철규 의원을 두고 추대론과 불가론이 맞서는 가운데 이 의원 역시 공식적 입장표명은 하지 않고 있다.

30일 여권에 따르면 당은 1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원내대표 후보 등록을 받는다. 당은 5월3일 오후 2시 국회에서 새 원내대표를 선출할 예정이다.

당초 원내대표로는 22대 총선을 통해 3~4선 중진 의원이 된 10여명의 의원이 후보군으로 거론됐지만, 후보 등록을 하루 앞둔 시점까지 공식적으로 도전의사를 내비친 인사는 없다.

다만 극단적 여소야대 국면에서 당정간 소통 적임자라는 이유로 찐윤 이철규 의원은 유력 주자로 꼽힌다. 일각에서는 ‘이철규 추대론’도 거론된다.

이 의원은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 사무총장, 인재영입위원장 등을 역임하며 당내 인사들과 소통의 최전선에 있었다. 이번 총선에서 영남 등 윤심이 강한 지역에서 당선자가 배출돼 경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의원은 총선 이후 영입인재 출신 당선·낙선·낙천자들과 조찬 회동을 주도하면서 원내대표 경선 준비에 돌입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이같은 분위기 속에서도 이 의원은 원내대표 도전을 공식화하지 않은 상태다. 그를 둘러싼 당내 이견으로 인해 분위기를 살피는 것으로 분석된다. 여권에서는 그의 추대론 못지않게 반대 목소리도 만만치 않게 나온다.

당내 중진인 안철수, 윤상현 등 비윤계를 중심으로 ‘정권심판’ 총선 패배의 책임론을 이 의원에게 묻고 있다. 이날에는 “패장(敗將)을 내세워 또한번 망쳐야 되겠나”(홍준표 대구시장), “자숙도 모자랄 판에 무슨 낯으로 원내대표설인가”(김태흠 충남지사) 등 당내 원로들도 비판도 이어졌다.

이는 여권 내 후보난과도 연계되는 모습이다. 이 의원이 유력 주자로 부상한 상황에서 다른 인사들이 당선 가능성이 작은 것으로 판단하고 출마를 꺼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의원이 친윤 핵심이라는 점에서 이 의원과의 경쟁이 '친윤 대 비윤' 간 계파 싸움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실제 유력주자로 꼽히던 김도읍 의원은 자신이 ‘비윤’으로 분류되면서 친윤(이철규)대 비윤(김도읍) 간 계파 경쟁으로 비치는 것을 우려해 불출마를 선택했다.

108석으로 범야권 192석을 상대해야 하는 어려움도 후보들이 출마를 꺼리는 이유로 꼽힌다. 야당이 법사위원장과 운영위원장을 차지하겠다고 공언하고 있어 원구성 협상에서부터 새 원내대표는 난관에 봉착할 가능성이 크다.

자칫 21대 국회와 마찬가지로 원구성 협상에서 모든 상임위원장을 다 야당에 내줄 경우 원내대표 책임론이 불거질 수 있다. 야당은 채상병 특검을 비롯해 21대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부결됐던 법안을 재추진하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채상병 특검의 경우 당선자 일각에서 찬성하는 의견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여당에서 8명의 이탈표만 발생해도 거부권은 무력화된다. 이 경우 윤 대통령은 물론 여당은 정치적으로 치명상을 입을 수밖에 없고, 그에 대한 책임은 원내대표에게 향할 수밖에 없다.

당 일각에서는 중진 의원들이 이같은 여권의 어려움을 외면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 때문에 전반기 상임위원장, 후반기 원내대표를 거론하는 중진 의원도 있다. 한 당선인은 “당 위기를 만든 책임이 있는 중진의원들이 이를 수습하는 국면에서 눈치만 보고 있다”고 비판했다.

pkb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