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자신감인가?…이재명, 투표 하루 전 재판 출석
전날까지 불출석 지원유세 고민했으나…법원 앞에서 입장 밝혀
이재명 "꼭 투표해 이 정권의 실패 심판하고 경고장을 보여달라"
- 윤다혜 기자
(서울=뉴스1) 윤다혜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공동상임선거대책위원장 겸 대표가 4·10 총선을 하루 앞둔 9일 지원 유세 대신 재판정으로 향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총선 표심을 겨냥한 이 대표의 정치적 판단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치인의 법원 출석은 대개 '범죄자 낙인효과'가 있으나 이 대표는 사법 시스템에 순응하는 쪽을 택했다. 유세를 포기하고 재판에 임함으로써 중도층 유권자에게 당당함을 보이려는 것으로 읽힌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김동현) 심리로 열린 대장동·백현동 개발비리, 성남FC 후원금 의혹 재판에 출석했다. 전날 오후까지 재판 출석 여부를 두고 고심을 거듭했지만, 결국 재판행을 택했다.
이 대표는 총선 전날 재판 출석 결정을 내린 데 대해 '사법부에 대한 존중'이라고 밝혔지만, 사실상 민주당이 그간 내세운 '검찰 독재'를 부각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실제 이 대표는 과거 선거 운동을 이유로 재판에 무단으로 불출석한 적도 있다.
이에 이 대표가 총선 전날 재판행을 택한 것은 '야당 대표 탄압' 프레임을 돋보이게 함과 동시에, 이미 여론이 '정권 심판론'에 기울었다는 자신감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민주당은 이번 총선에서 151석 이상을 확보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정치권에선 조국혁신당 등 범야권 정당을 포함한다면 야권이 180석 이상을 확보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 대표는 이같은 낙관론을 경계하며 마지막까지 '정권 심판론'을 정면에 내세웠다. 그는 이날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취재진에게 "2년 전 윤석열 대통령이 처음 취임했을 때 윤 대통령의 성공을 진심으로 바랐고, 또 그렇게 말씀드렸다"며 "그것이 국가와 국민의 입장에서 바람직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그러나 안타깝게도 지난 2년간 윤석열 정권은 경제, 민생, 외교, 안보, 민주주의 이 모든 측면에서 국가를 후퇴시켰고, 지금까지 우리 국민들의 힘으로 쌓아온 대한민국의 성과를 모두 무너뜨렸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또 "경제는 폭망했고 민생은 파탄 났다"며 "국민들께서 도처에서 절규하지만, 윤석열 정권은 아무런 대책도 없고, 관심도 없다. 잡으라는 물가는 못 잡고, 정적과 반대 세력만 때려잡는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꼭 투표하셔서, 주권을 행사하셔서 이 정권의 실패를 심판하고 경고장을 확실하게 보여주시기 바란다. 국민을 배신한 정치세력의 과반 의석을 반드시 막아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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