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판, 때아닌 '아이템전'…대파·쪽파·일제샴푸·위조 표창장까지
한동훈, 이재명·조국 정치 리스크 직격
조국 "선관위 결정 상식 밖…얍실하다"
- 이비슬 기자, 박기현 기자, 장성희 기자
(서울=뉴스1) 이비슬 박기현 장성희 기자 = 22대 총선이 4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야가 때아닌 '아이템 전쟁'을 벌이고 있다. '대파', '일제샴푸' 등 서로의 아킬레스건으로 통하는 상징물을 전면에 내세워 공방전을 벌이는 모양새다.
6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부산 사하구 지원유세에서 "이런 식이라면 일제 샴푸, 위조된 표창장, 법인카드 등을 들고 투표장에 가도 되겠느냐"고 비판했다.
앞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투표소 내 대파 소지를 정치적 행위로 판단, 반입 금지를 결정한 데 대해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의 비판이 이어지자 반박하는 과정에서 나온 말이다.
일제샴푸는 이 대표가 사용하는 일본산 샴푸를 사러 강남에 심부름을 다녔다는 취지의 공익제보자 주장으로 이 대표의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 상징물이 됐다. 일제샴푸는 국민의힘 공식 회의 석상과 국정감사장에도 등장한 논란의 아이템이다.
한 위원장은 이날 사하 지원 유세 직후 북구 유세에서도 한 차례 수위를 높여 "이런 식이라면 일제샴푸, 위조된 표창장, 법인카드, 여배우 사진을 들고 가도 되겠느냐"고 말했다. 여배우는 이 대표에게 제기된 의혹 중 하나인 김부선 스캔들을 저격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 위원장이 함께 언급한 위조 표창장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딸 조민 씨가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 제출한 동양대 수상내역이 조 대표 부인 정경심 씨가 동양대 교수로 재직 당시 발급됐다는 의혹을 겨냥한 상징물이다. 한 위원장이 두 야당 대표의 정치 리스크를 직격해 대파 논란에 맞불을 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대파는 윤석열 대통령의 '대파 875원 발언'으로 논란이 됐다. 야당은 그간 대파 가격을 인증하는 '대파 챌린지'를 통해 정부심판론 도구로 대파를 이용하기도 했다.
선관위는 이번 선거에 대파를 정치적 표현물로 간주하고 투표소 반입을 금지했는데, 야당은 이를 '파틀막'이라며 선관위 조치를 반발, 정부를 향해 표현의 자유를 막는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경기 용인 지원유세 현장에서 "투표소에 칼을 들고 들어가는 것을 막는 건 이해합니다만 대파를 들고 가면 안 되는 이유가 대체 뭐냐"며 "투표소 들어갈 때 이 대파는 안 되고 쪽파는 된다"고 비판했다.
이날 유세 현장에는 한 지지자가 대파와 쪽파를 붙인 헬멧을 착용하고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유세차량 위에 있던 이 대표는 지지자로부터 헬멧을 건네받고 머리 위로 착용하는 시늉을 한 뒤 손명수 용인을 후보 머리에 씌워주기도 했다. 이 대표는 "오늘 사전투표 하시면 (헬멧) 오른쪽 왼쪽에 대파를 빼고 쪽파만 붙여서 가도록 하시라"라고 했다.
조 대표도 대파 논란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조 대표는 전날 경남 양산 기자회견에서 "선관위 결정은 상식에 반하는 결정"이라며 "그런 방식으로 대통령을 변호하겠다, 보호하겠다(고 한다면) 우리 경남 말로 '진짜 얍실(얍삽)하다'"고 말했다.
선관위의 대파 소지 금지 결정은 당초 '정부에 항의 표시로 대파를 가지고 투표소에 가는 것이 가능하냐'는 문의에 따른 결정이었다. 국민의힘 역시 선관위에 "'일제샴푸, 초밥 도시락, 법인카드, 형수 욕설 녹음기, 위조된 표창장 등을 지참하실 수 있느냐'고 질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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