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야 심판론' 띄운 국힘…아빠찬스·막말·부동산·여성혐오 찔렀다
집값 상승·여성 혐오 등 이슈로 후보發 리스크 부각…정권 심판론에 대항
- 김예원 기자, 한상희 기자
(서울=뉴스1) 김예원 한상희 기자 = 22대 총선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국민의힘이 막말, 아빠 찬스 등 최근 야권발(發) 논란과 관련해 '거야 심판' 호소에 열을 올리고 있다. 범야권이 앞다퉈 내놓는 정권 심판론에 불이 붙으며 판세가 불리하게 전개되자 중앙당 차원의 공중전까지 동원하며 표심잡기에 호소하는 모습이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동훈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대위원장은 2일 충남 대전 지원 유세에서 조국혁신당 비례대표 1번인 박은정 후보가 검사 재직 시절 1년 9개월을 휴직, 1억 원의 급여를 받았다는 의혹과 관련해 "출근은 못하면서 국회의원은 할 수 있냐"며 비판했다.
한 위원장은 "그건 전에 아팠다는 게 사실이 아니거나, 지금 국회의원을 할 수 있는 게 사실이 아니거나 둘 중 하나"라며 "4번 좌천당하고 2번 압수수색당하는 동안 제가 출근을 안 했나 휴직을 했나. 직장에서 그런 식으로 월급만 타 먹는 것이 가능한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중앙당에서도 적극적 대응에 나서고 있다. 국민의힘은 지난 29일 이조심판 특별위원회(특별위)를 구성하고 박 후보 배우자인 이종근 변호사를 대검찰청에 고발 조치했다고 2일 밝혔다. 이 변호사는 검사 시절 '다단계 저승사자'라고 불리던 이력을 바탕으로 최대 1조원대 피해를 낸 휴스템코리아 다단계 사기 사건 변호인으로 선임, 수임료로 22억 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전관예우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부동산 '아빠 찬스'로 잡음이 불거진 후보를 향한 공세도 이어가고 있다. 부동산 가격 급등,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자녀 입시 비리 등 문재인 정부 때 발생한 악재와 개별 후보 이슈를 연관 지어 거야 심판 여론을 부각하겠다는 전략이다.
'아빠 찬스'로 논란이 불거진 후보는 크게 3명이다. 딸 명의로 사업자인 척 속여 11억 원의 새마을금고 대출을 받아 간 양문석(경기 안산갑), 20대인 두 아들에게 시세 30억 상당의 한남동 단독주택을 증여하고 세금까지 대납한 양부남(광주 서구을), 군 복무 중이던 아들에게 전역 선물로 30억 상당의 성수동 주택을 증여하고 같은 지역에서 딸의 갭투자를 도왔다는 의혹을 받는 공영운(경기 화성을)이 대표적이다.
박정하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공보단장은 3일 낸 논평에서 "지난 문재인 정권으로 인해 치솟은 주택 가격에 신음할 때 정작 자신들은 사기, 불법 대출까지 받아 재테크를 했다니 내로남불은 경이로운 수준"이라며 "정책적으로 부동산 투자를 다 막고 자신과 자식의 배만 불린 민주당 세력은 그야말로 대국민 사기극을 벌인 것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설화 리스크에 대한 집중 공세도 강화되고 있다. 앞서 5,18 북한군 개입 및 막말로 논란이 된 도태우, 장예찬 후보를 공천 취소한 점과 대조시켜 야권과 차별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최근 '김활란 이화여대생 성 상납' 발언으로 논란이 된 김준혁 민주당 후보(경기 수원정), '냄비는 밟아야 제맛'이라 적힌 지지 홍보물로 논란이 된 류삼영 후보(서울 동작을) 등이 그 대상이다.
앞서 김 후보는 지난 2022년 8월 한 유튜브 채널에서 "종군위안부를 보내는 데 큰 역할을 한 게 김활란(이화여대 초대 총장)"이라며 "미군정 시기에 이화여대 학생들을 미군 장교에게 성 상납시켰다"고 말해 곤욕을 치르고 있다.
지난 2019년 2월엔 같은 채널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이 위안부를 상대로 성관계를 가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김 후보는 "정제되지 못한 표현으로 상처를 입힌 점에 깊은 사과를 드린다"고 유감을 표명한 바 있다.
이화여대 소재 지역구인 서울 서대문갑에 출마한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은 3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과거의 일을 말과 글로 풀 때 언어 표현에 신중하지 못했다는 김 후보의 사과문은 '이대생 미군 성 상납'이 역사적 사실이라는 말인가"라며 "진정성 없는 엉터리 사과로 뭉갤 생각 말고 즉각 사퇴해라. 이 대표도 망언을 인정한다면 김 후보를 사퇴시키고 국민과 이화여대에 정중히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오전 충북 충주시 유세 현장에서 "김준혁이란 사람이 한 말도 안 되는 쓰레기 같은 막말을 봤냐"며 "그게 다 드러나도 '미안, 그냥 나는 국회의원 할게' 하며 선거일까지 버틴다고 한다. 그게 민주당의 공식적인 입장"이라고 비판하며 힘을 보탰다.
이어 "어제 이재명 대표가 서울에서 나경원 후보에 대해 '나베가 어쩌고' 얘기를 했고 류 후보가 나경원 후보에 대해 이런 글을 올렸다 '냄비를 밟아야 한다'고 했다"며 "이건 극단적 여성혐오 아니냐. 이런 여혐을 주류 정치인들이 대놓고 하겠단 건 그걸 괜찮다고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kimyew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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