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위기' 여당, 尹 담화 후…의대 2000명 숫자도 버렸다(종합)

한동훈 "정부, 2000명 고수 안해" 원희룡 "의사단체 테이블 앉아야"
윤상현 "정치력 발휘해야" 조정훈 "의협 딴지 안돼" 함운경 "소귀에 경읽기"

1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의료개혁 관련 대국민 담화 발표를 시청하고 있다. 2024.4.1/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한상희 김예원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의료개혁 관련 대국민 담화에 대한 국민의힘의 반응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비롯해 상당수 의원들이 의대 증원 2000명이라는 숫자를 고집하기 보다 협상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1일 2000명 증원이 최소한의 규모라면서도 의료계가 합리적 방안을 가져오면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PK(부산·경남) 유세에 나선 한 위원장은 부산 유세에서 "오늘 의료개혁에 있어 정부도 2000명의 숫자를 고수하지 않고 대화할 거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제가 국민의힘을 이끈 후 지적한 부분을 바꾸지 않은 게 있느냐. 저희는 문제를 차근차근 풀어가고 있다. 오로지 여러분만 생각하고 있다"라며 "의사 증원은 반드시 해내야 할 정책이지만 국민의 건강과 직결된 문제인 만큼 숫자에 매몰될 문제가 아니다"라고 했다.

의대 정원 증원이란 정부 정책에 동의하면서 정책 추진 과정에서 정부와 의료계 갈등 장기화에 따른 국민 피로감을 고려해 당이 정부에 전향적 태도를 요구했고 이를 관철시켰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원희룡 인천 계양을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지금도 늦지 않았다. 정부가 합리적 근거가 제시된 모든 의견을 함께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한 만큼 전문의들은 자리로 돌아오고 의사 단체는 정부와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아 논의를 시작하면 된다"고 의사 협회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조정훈 서울 마포갑 후보도 "국민 눈높이에 맞춰, 국민의 목소리를 들으려는 강한 의지가 느껴졌다"고 담화를 평가하며, "의사협회도 무조건 반대로 딴지 걸어선 안 된다. 어떻게 의료제도를 유지할 것인지 국민 눈높이에 맞는 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의료계의 노력을 촉구했다.

아쉬움을 전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안철수 경기 성남분당갑 후보는 뉴스1 통화에서 "의사들이 과학적이고 합리적 단일안을 만들어 오면 검토하겠다, 협의체에서 논의해 볼 수 있다는 두가지 문을 열어둔 것"이라며 "2차 담화를 통해 어떤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방안을 제시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윤상현 인천 동·미추홀을 후보는 "전공의를 비롯한 이해관계자들을 직접 찾아가겠다는 등의 구체적인 해법이 제시되지 않아 안타까웠다"며 "서로의 이해관계가 적절히 조정될 수 있도록 정치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다만 함운경 서울 마포을 후보는 자신의 "쇠귀에 경 읽기"라며 "행정과 관치의 논리에 집착할 것 같으면 거추장스러운 국민의힘 당원직을 이탈해주길 정중하게 요청한다"고 사실상 윤 대통령의 탈당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홍준표 대구시장은 함 후보의 윤 대통령 탈당 주장에 "들어온 지 며칠 됐다고 우리가 만든 대통령 당적 이탈을 요구하느냐"고 비판했다. 또 "벼락치기 선거가 안되는 게 그게 대통령 탓이냐"라며 "대선놀이 하면서 셀카나 찍는 선거전략으로 총선을 돌파할 수 있었다고 믿었나"라고 했다.

pkb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