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민감한 발표 밤중에…홍영표·임종석 내치고 권향엽 밀어넣어

심야 최고위 열어 비명 상징들 컷오프…연이어 지도부 단수공천 발표
민주당 "경선 투표 집계되는 시간에 즉시 발표…다음날 발표하면 더 문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민감한 공천 발표를 주로 한밤중이나 새벽에 하는 것을 두고 꼼수라는 뒷말이 나온다. 이재명 대표의 '사천 논란'과 맞물려 당 안팎의 비판 목소리를 줄여보고자 하는 얄팍한 의도 아니냐는 것이다.

7일 야권에 따르면 민주당 선거관리위원회는 전날 오후 10시 4~6차 경선 지역을 발표했다. 민주당 현역 박광온·강병원·윤영찬·김한정·이용빈·전혜숙·정춘숙 의원이 전날 4~6차 경선에서 원외 친명(친이재명)계에 줄줄이 패배했다. 대부분 비명(비이재명)계로 분류되는 현역의 대거 탈락이라 충격이 컸다.

'비명횡사 친명횡재' 논란은 심야 비공개 최고위 때 극에 달했다.

앞서 민주당 최고위는 2일 심야 비공개 회의를 열고 홍영표 의원의 컷오프를 의결했다. 4선 홍 의원의 지역구인 인천 부평을은 전략 선거구로 지정됐는데, 홍익표 원내대표도 "도대체 어떤 정무적 판단인지 모르겠다"며 전략공천 부적절성을 지적했다.

이날 최고위는 친문(친문재인)계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컷오프도 확정했다. 임 전 실장은 서울 중·성동갑 출마를 고수하며 지도부에 재고를 요청했으나, 최고위가 이를 논의조차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을에 권향엽 정책위 부의장 전략공천도 이날 최고위에서 결정됐다. 추후 현역 서동용 의원과 경선을 치르기로 바뀌었지만, 권 부의장은 제20대 대선 당시 이재명 캠프에서 부인 김혜경 여사를 보좌하는 부실장을 지낸 이력 탓에 사천 논란이 불거졌다.

여기에 휴일인 2일 오전에 연이어 이재명 대표의 인천 계양을·조정식 사무총장의 경기 시흥을 단수공천이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에 의해 발표됐다.

이에 정치권에선 민감한 사안일 경우 일부러 주목도가 떨어지는 시간에 공개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국민의힘은 일례로 2일 오후 3시쯤 경남 창원 의창의 5선 김영선 의원 컷오프와 부산 동래 초선 김희곤·대구 중남 초선 임병헌·포항 남울릉 초선 김병욱의 경선 패배를 일괄 브리핑했다. 부산 서동 초선 안병길 의원과 서울 서초을 재선 박성중 의원의 컷오프는 5일 10시쯤 발표했고 대구 달서갑 초선 홍석준 의원의 컷오프는 5일 3시쯤 발표했다.

민주당은 공정을 위해 경선 투표 집계 즉시 발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선 투표는 오후 6시에 끝난다. 실제 1차 경선 지역구는 오후 10시에, 3차 경선 지역구는 오후 9시 30분에 공개했다. 당시에도 각각 현역 5명, 3명이 경선 문턱을 넘지 못 했다. 2차는 원외 단수공천이라 해당 사항이 없다.

민주당 관계자는 뉴스1에 "참관인 봉함 등 실무적인 절차가 많고 개표를 일일이 다 해야 해서 시간이 걸린다"며 "바로 발표를 해야지, (오히려) 다음날 발표하면 논란이 더 생긴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민주당 관계자 역시 "과도한 프레임"이라고 일축했다.

km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