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 파워' 입증 여야 공천…韓 "구정물" 李 "기득권 꽂아넣기"

국힘 '현역·중진 불패'…민주 '친명횡재·비명횡사' 비판

한동훈(왼쪽)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 뉴스1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주류 인사들이 대거 공천을 받은 가운데 공천 과정에서 주류의 '파워'를 과시했다. 다만 인적 쇄신 부족이나 친명 줄 세우기 논란도 커지는 모습이다.

4일 기준 253개 지역구 가운데 민주당은 163곳을, 국민의힘은 172곳의 공천을 확정했다. 공천 명단을 보면 여권은 '친윤'(친윤석열), 야권은 '친명'(친이재명) 등 당내 주류 인사들이 대거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여권에서는 원조 친윤 4인방 가운데 불출마를 선언한 장제원 의원을 제외한 권성동(강원 강릉)·윤한홍(경남 창원마산회원) 의원은 단수 추천으로 본선행을 확정했다. 이철규 의원(강원 동해·태백·삼척·정선) 경선 지역으로 결정됐지만, 상대 후보의 경선 포기로 사실상 단수 공천을 받았다.

윤석열 출범 이후 비대위를 이끌었던 정진석 의원(충남 공주·부여·청양)과 당대표를 역임한 김기현 의원(울산 남)도 본선에 올랐다. 당 대변인을 맡으며 정부를 적극 옹호했던 강민국(경남 진주을)·유상범(강원 홍천·횡성·영월·평창)의원도 공천장을 받았다.

검찰 출신 윤 대통령의 측근인 주진우 전 법률비서관은 텃밭 해운대갑에 단수 공천됐다. 이원모 전 인사비서관은 서울 강남을에 공천을 신청했다 논란이 되자 '백의종군'을 선언한 뒤 비교적 양지로 평가받는 경기 용인갑 지역에 전략공천 됐다.

강승규 전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충남 홍성·예산), 장성민 전 미래전략기획관(경기 안산상록갑), 김은혜 전 홍보수석(경기 성남분당을)도 본선에 올랐다. 윤 대통령의 1호 청년 참모인 장예찬 전 최고위원은 경선에서 현역 전봉민 의원을 꺾으며 부산 수영구 공천을 확정했다.

민주당에서도 친명계 강세가 두드러졌다. 정청래(서울 마포을), 서영교(서울 중랑갑), 박찬대(인천 연수갑), 장경태(서울 동대문을) 등 지도부 내 친명계 인사들이 본선에 올랐다.

조정식(경기 시흥을) 사무총장과 김병기(서울 동작갑) 수석사무부총장, 김윤덕(조직 사무부총장), 한병도(전북 익산을) 전략기획위원장, 권칠승(경기 화성병) 수석대변인, 강선우(서울 강서갑) 대변인 등 친명계 당직자도 본선행을 확정했다.

친명계 좌장으로 불리는 정성호 의원(경기 양주)과 이 대표의 대선후보 비서실장을 지낸 박홍근(서울 중랑을)도 본선 경쟁에 나선다. 그러나 친명계 중진인 안민석(경기 오산), 변재일(충북 청주청원) 의원은 컷오프(공천배제)됐다.

여야 주류들이 공천을 확정하는 사이 공천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여권의 경우 중진을 비롯한 현역의원 대다수가 공천을 확정하면서 '현역 불패', '중진 불패'란 비판을 받고 있다.

야권은 친명계의 생존 속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홍영표 의원 등 비명계 인사들이 대거 공천에서 탈락하면서 '친명횡재 비명횡사'란 비판을 받고 있다. 더욱이 김영주 국회부의장을 비롯한 비명계 의원들 다수가 탈당하며 당내 갈등은 커지는 상황이다.

공천 결과를 놓고 여야는 서로 비난의 화살을 날리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민주당 공천에 대해 "아첨 경쟁하는 사람뿐"이라며 "구정물 같은 공천"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기득권과 가까운 사람을 다 꽂아 넣는 국민의힘 방식의 공천은 민주당은 하지 않는다"고 했다.

pkb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