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서울선 '훈풍' 불지만…경기도 위기론은 여전
4년 전 서울서 49석 중 41석 내줬던 與, 지지율 17%p 우세
경기 野 현역 많아 조직 취약…인물난에 여전히 열세
- 한상희 기자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22대 총선을 한 달여 앞두고 서울과 인천, 경기도에서 확연히 다른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서울에선 훈풍이 불고 있지만, 경기도 판세를 놓고는 당내 위기의식이 여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은 21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에 서울 49석 중 41곳을 내주면서 석패했던 서울 지역 선거구를 탈환하겠다는 목표로 '한강 벨트'(마포·용산·성동·광진·동작 등 9개 지역구)를 중심으로 공을 들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중성동을, 용산, 광진을, 마포갑·을, 동작갑·을 등 '한강 벨트'를 중심으로 공천을 일찌감치 확정하며 선거운동을 할 시간을 벌도록 했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도 광진, 성동구 등 격전지에서 당 공약을 발표하며 측면 지원에 나섰다.
이후 '한강 벨트'에선 '경합 열세' 또는 '경합'이 '경합 우세'로 바뀌고 있다는 기류 변화가 감지된다. 정치권 관계자는 "정청래 민주당 의원 지역구 서울 마포을을 제외하고는 한강 벨트 거의 모든 지역에서 여유 있게 이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10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이후 수도권 위기론이 불거졌을 때와 비교해 크게 달라진 모습이다. 작년 말에는 서울 49석 가운데 강남3구 등 6곳만 '우세'라는 당 내부 분석 보고서가 보도되면서 파장이 일기도 했다.
여론조사도 국민의힘 우세 가능성을 가리키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7일부터 29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해 1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힘 정당지지도는 40%, 민주당은 33%로 집계됐다. 특히 서울에선 국민의힘 43%, 민주당 26%로 지지율 격차가 17%포인트(p)에 달했다.
하지만 경기도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전체 59개 지역구(21대 총선 기준) 중 민주당 현역 의원 44명, 이 중 재선 이상만 23명에 달한다. 민주당 현역의 탄탄한 조직 기반을 앞세워 여전히 민주당이 강세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국민의힘 지도부 인사는 "경기도는 조직이 취약해 열세인 건 맞다"며 "비대위 체제 후 민심이 유동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갤럽의 같은 조사에서도 인천·경기 지역 정당 지지도는 민주당 39%, 국민의힘 33%로 민주당이 앞섰다. 경기도 민심이 경기도지사를 역임한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우호적이고, 민주당 핵심 지지 기반인 40·50대 인구 비중이 높다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는 서울이나 인천에 비해 표심 변화도 더딘 편이다. 국민의힘 전신 한나라당이 '뉴타운 공약'을 내세워 수도권 선거에서 크게 이겼던 2008년 18대 총선이 대표적인 예다. 당시 한나라당은 서울 의석 48석 중 40석(83.33%), 인천 12석 중 9석(75%)을 차지했지만, 경기도에선 51개 지역구 가운데 32곳(62.75%)에서 이기는 데 그쳤다.
이에 국민의힘은 21대 총선에서는 이겼지만 2022년 대선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더 많은 표를 줬던 '스윙 지역구'에 주목하고 있다. 성남 분당을, 수원병, 수원정, 안양 동안을, 용인병, 용인정, 의왕·과천, 하남 등이다.
또 국민의힘은 선거에서는 판세, 구도와 함께 '인물'이 중요하다고 보고, 경기도 험지에 경쟁력 있는 인물을 내보내는 데도 공을 들이고 있다. 하지만 '수원 벨트'의 김현준 전 국세청장, 방문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나 경기 용인갑의 이원모 전 대통령실 인사비서관 정도를 제외하면 눈에 띄는 정치 신인이나 중량감 있는 인사가 보이지 않는다는 게 정치권의 평이다.
여권에선 경기도에서의 열세를 극복해야 총선에서 이길 수 있다고 보고, 직접 찾아 경기 표심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한 위원장은 총선까지 남은 기간 전국 단위 유세보단 수도권 유세에 집중하는 일정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연휴가 지난 뒤 오는 7일 경기 수원, 9일에는 성남과 용인을 잇달아 방문해 시민들과 만날 예정이다.
이준한 인천대 교수는 "선거가 한 달 이상 남아 있기 때문에 서울이든, 경기도든 순식간에 분위기가 바뀔 수 있다"면서도 "당장 내일 선거를 한다면 민주당이 지난 총선 때처럼 서울에서 압승하기 어려워 보인다. 경기도는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를 한 데다 서울과 달리 개발이 제한돼 있어 국민의힘에 유리하지는 않다"고 진단했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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