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바이든급' 정치인들…박지원·김무성·정동영·이인제
김무성·이인제 7선 도전…대부분 '험지' 대신 텃밭·고향 출마지로 선택
여야 공관위 불편한 기색…"정치 신인 위해 책임있는 결정 해주길"
- 김예원 기자
(서울=뉴스1) 김예원 기자 = 22대 총선에 뛰어든 '올드보이'들의 여의도 복귀전이 눈에 띈다. 이들은 21대 국회를 비판하며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험지가 아닌 자신의 고향 또는 소속 정당의 텃밭 위주로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진정한 정치 혁신과는 거리가 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10일 국민의힘 지역구 공천 신청자 명단에 따르면 김무성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대표와 이인제 전 의원은 이번 22대 총선에서 7선에 도전한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김무성 전 의원은 지난 15일 부산 중·영도에서 출마 선언을 했다. 김 전 의원은 정계 은퇴를 선언했던 지난번 총선을 제외하곤 15대~20대 총선 내내 부산 지역구에서 출마해 당선된 바 있다.
국민의힘 상임고문을 지낸 이인제 전 의원은 16~19대 국회의원을 지낸 충남 논산·계룡·금산에 출마한다. 자유한국당 시절 원내대표를 지낸 심재철 전 국회부의장 역시 자신의 지역구였던 경기 안양 동안을에 다시 한번 도전장을 냈다.
야당에서도 국회 경험이 풍부한 원로 정치인들이 출마를 선언한 상황이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이번 총선에서 고향 진도가 있는 전남 해남·완도·진도에 출마한다. 박 전 국정원장은 18~20대 총선까지 전남 목포에서 3선을 지낸 바 있다. 해당 구역은 윤재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역구로 두고 있는 지역이다.
국회의원 다선 경험이 있는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도 이번 총선에서 5선 도전에 나선다. 정 전 장관은 전북 전주병에 출마를 선언했다. 전주병은 현재 해당 지역구 의원인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정 전 장관이 두 차례 맞붙은 전적이 있어 주목받는 지역구 중 하나다.
독립운동가 이회영 선생의 손자이자 민주당 원내대표 출신인 이종걸 전 의원도 '정치 1번지' 서울 종로에 도전장을 냈다. 이 전 의원은 경기 안양만안에서 5선을 지낸 전력이 있으며, 현재 종로엔 현역인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 금태섭 새로운선택 공동대표 등이 출마를 선언했다. 3선 경험이 있는 유성엽 전 의원도 전북 정읍고창에 더불어민주당 예비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정치 경험이 풍부한 여야 '올드보이'들이 고향, 예전 지역구 등 상대적으로 당선 가능성이 높은 지역에 후보로 지원하자 여야는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고 있다. 임혁백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 6일 "1차 공천 심사 결과 발표 명단에 들어 있지 않은 선배 정치인분들은 후배들을 위해 길을 터줄 수 있도록 책임 있는 결정을 해주시길 당부드린다"며 우회적 용퇴를 권고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동일 지역구 3선 이상 국회의원 조정 지수와 관련해 타당 소속 당선 포함 지역구의 다선의원 등에 해당하면 감산을 일괄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정영환 국민의힘 공관위원장은 "정치 신인들의 진입 장벽을 최소화하고 국민이 바라는 세대교체를 구현하기 위한 의지를 반영했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기는 공천'을 위해 현역 다선 의원들에게 험지 출마를 요구하는 등 당을 위한 '헌신'을 언급하는 상황이다. 국민의힘 소속 5선 서병수 의원, 3선 김태호 의원은 당의 요청을 수용해 각각 부산 북강서갑, 경남 양산을에서 공식 출마 선언을 한 상태다. 3선 조해진 의원 또한 김해갑 또는 김해을 지역 출마를 당으로부터 요청받고 검토에 들어갔다.
kimyew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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