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 인턴' 윤건영 1심 유죄…친명·친문 갈등 기폭제 되나
친명 원외 혁신행동 중심 친문 불출마 압박 가능성
'고가 양복' 기동민·'공천장사 의혹' 송갑석도 겨냥
- 박종홍 기자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1일 허위 인턴 등록 의혹으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친문(친문재인)계인 윤 의원은 그간 친명(친이재명)계 원외 인사들로부터 공천 배제 압박을 받아왔던 터라 이번 유죄 선고가 민주당 내 계파 갈등으로 번질지 주목된다.
31일 정치권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6단독 노태헌 부장판사는 이날 사기 혐의로 기소된 윤 의원에 대해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윤 의원은 지난 2011년 8월 한국미래발전연구원 기획실장으로 재직하던 중 직원 A씨를 당시 백원우 의원실에 허위로 등록하고 5개월여간 국회사무처로부터 급여를 받도록 한 혐의로 기소됐다.
윤 의원은 "인턴 채용 과정에서 제가 한 일은 의원실 추천을 받아 A씨에게 생각이 있느냐 물어본 게 전부"라고 무죄를 주장했으나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윤 의원이 이날 유죄를 선고받으면서 친명 원외 인사를 중심으로 친문계를 향한 불출마 요구 목소리는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서도 친명 원외 단체인 민주당혁신행동은 21일 윤 의원의 허위 인턴 의혹을 거론하며 "기준 없이 다른 잣대를 적용한다면 당의 공천 심사가 현역 운동권의 잘못은 눈감아주고 비호하는 카르텔의 결과물이라는 비판을 받게 될 것"이라며 "위법 탈법 행위를 저지른 사람은 누구라도 합당한 대가를 치르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혁신행동은 윤 의원 외에도 "기동민 의원은 고가의 양복을 받은 것을 스스로 인정한 비위를 저질렀다" "공천 장사 의혹이 보도된 송갑석 의원" 등의 실명을 거론했다. 비명(비이재명)계·친문계 인사들의 공천 배제를 주장한 것이다.
친명 원외 인사들의 친문 '자객 공천' 움직임도 잇따르고 있다. 예컨대 또다른 친명계 원외 조직 더민주전국혁신회의의 김우영 상임대표는 친문계 강병원 의원 지역구인 서울 은평 을에, 양문석 전 통영·고성 지역위원장은 친문 핵심 전해철 의원의 경기 안산 상록 갑에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친문계는 반발하고 있다. 윤 의원은 전날 KBS라디오에 출연해 "선거에서 야당의 유일한 힘은 단합이고 단결이다. 야당이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기 때문"이라며 "친문이다, 친명이다 가르는 뺄셈 정치로는 선거에서 이길 수가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고민정 최고위원도 전날 SBS라데오에서 "(친문과 친명) 프레임에 빠지는 것은 민주당이 필패하는 길이기 때문에 옳은 방향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한편으로 민주당 공천 작업 심사와 맞물려 윤 의원의 지역구가 전략지역구로 지정될지 여부도 관심사이지만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낮다는 평가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현역 의원의 1심 판결이 난 것만으로는 사고지역이 되지는 않는다"며 "원칙적으로는 전략지역구가 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략공관위원 의결로 지정할 수는 있지만 '친문을 밀어내기 위한 것 아니냐'고 해석할 여지가 있다"며 "그럴 여지를 남기면서 무리하게 하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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