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언주 복당' 뜨거운 감자…결정 안됐는데 계파간 파열음

민주 진영 통합…이재명 우군 확보
친문계 "명분 없다"며 거세게 반발

이언주 전 의원. 뉴스1 ⓒ News1 여주연 기자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이언주 전 의원의 복당 추진을 두고 더불어민주당 내 잡음이 커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 저격수 역할을 했던 이 전 의원이 이재명 대표의 주도로 복당하면 친명(친이재명)계와 친문(친문재인)계 간 계파 갈등으로 비화될 수 있어서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전 의원은 이재명 대표에게 복당 제안을 받고 고심 중이다. 이 전 의원은 전날 YTN 라디오에서 "절차적인 협의도 하고 있다"며 "(지역구 출마) 얘기도 해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큰 고민 지점은 총선 출마 여부가 될 수밖에 없다. 당 안팎에선 벌써부터 수도권 일부 지역과 부산이 거론된다.

변호사 출신인 이 전 의원은 2012년 민주통합당(현 민주당)에 입당했다. 제19대 총선에서 경기 광명을로 출마해 내리 재선에 성공했다.

하지만 '문재인 패권'에 반발해 2017년 안철수 의원을 지지하며 민주당을 탈당하고 국민의당에 입당했다. 이 전 의원은 바른미래당을 거쳐 2020년엔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에 입당했으나, 윤석열 대통령을 비판하다가 올해 초 국민의힘을 탈당했다.

민주당은 이 전 의원이 복당하면 총선에서 '윤 정권 심판론'을 부각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 전 의원은 국민의힘 탈당입장문에서도 "김건희 특검과 50억 클럽 특검을 반대하는 것도 민의를 배신하는 뻔뻔한 행태"라며 윤 대통령을 직격한 바 있다.

제3지대에서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는 민주당 탈당파와 대비해, 탈당 인사 대사면이라는 차원에서 민주 진영의 통합이라는 외연 확장도 기대할 수 있다. 이 대표 관점에서도, 스피커 역할을 하는 당내 우군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친문계는 명분이 없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정무수석 출신인 최재성 전 수석은 CBS 라디오에서 "당에 실익도 없고 중도 확장이 되는 것도 아니다"며 "당대표가 직접 탈당했던 사람을 복당하라고 요청하고 이것도 웃긴 것"이라고 지적했다.

친문계 송갑석 의원도 "이 전 의원 같은 분이 우리 당으로 돌아오는 상황을 저희 당의 지지자들과 국민들이 얼마나 이해할 수 있을지, 저는 잘 납득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더구나 친명계가 친문계의 지역구에 도전장을 내밀며 한바탕 '자객 출마' 논란이 불거진 터라 계파 갈등이 격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수진 의원과 이연희 민주연구원 상근부원장, 양문석 전 통영·고성 지역위원장이 대표적이다. 각각 문재인 정부 문화체육관광부 출신 도종환 의원, 초대 대통령비서실 국민소통수석비서관 출신 윤영찬 의원, 행정안전부 장관 출신 전해철 의원의 지역구에서 출마를 준비 중이다.

이를 의식한 듯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 전 의원이 희생하는 모습이 보여야 될 것"이라며 "이 전 의원이 정말 윤석열 정부의 퇴행과 윤석열 정부의 문제점,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서 (복당을) 한다면 일단 이번 총선에서 출마하지 않는다든지 좀 더 선당후사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km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