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자객공천 시작됐는데…민주당 '친명자객'만 수두룩
국힘, '이재명 저격수' 원희룡 계양을 배치…정청래 지역구엔 김경률
비명 지역구 노리는 친명들…고조되는 갈등에도 이재명 '행동' 없어
- 윤다혜 기자
(서울=뉴스1) 윤다혜 기자 = 국민의힘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물론 친명(친 이재명)계 대표 인물을 겨냥한 '자객공천' 전술을 펴고 있다. 여당 입장에서 험지인 곳을 격전지로 둔갑시키며 기선을 잡는데 효과를 보고 있다는 평가다.
반면 민주당은 일부 지역구에서 친명계의 셀럽정치인들이 비명계에 도전장을 내고 있다. 이른바 '친명 자객'들의 행보에 내부 갈등 양상마저 나타난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총선 승리를 내세우며 야당 현역의원과 맞설 인사들을 발표하고 있는 국민의힘과 달리 민주당은 지역구를 둘러싼 내부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특히 친명계 인사들이 잇따라 비명계 의원들 지역구에 출사표를 던지며 내전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비명계로 분류되는 박용진 의원(서울 강북구을)과 친명 정봉주 전 의원 간 갈등이 대표적이다.
두 사람은 과거 정 전 의원의 성 추문 의혹을 둘러싸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박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에 출마를 선언한 정 전 의원의 성 추문을 언급하며 '성비위 의혹 트로이카'라고 비판했다. 정 전 의원의 도덕성과 자질이 의심된다며 연일 압박하고 있다.
이에 정 전 의원은 "대법원 판결에서 성추행이 없었다고 명확하게 결론이 났다"며 법적대응까지 시사했다.
박 의원은 '성추행 사실이 없었다는 사실이 증명됐다는 취지는 아니다'라는 민사 판결을 문제 삼으며 물러서지 않고 있다.
이 외에도 친명계 인사들은 비명계 지역구를 전방위로 파고들고 있다. 친명계로 분류되는 이동주 의원은 지난달 인천 부평구을 출마를 선언했다. 부평을은 비명계 홍영표 의원이 4번 당선된 곳이다. 또 친명으로 불리는 양이원영 의원(비례)도 비명계 양기대 의원 지역구인 경기 광명시을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마찬가지로 친명계 김의겸 의원(비례)은 비명계 신영대 의원 지역구인 전북 군산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탈당한 비명계 의원들의 지역구를 쟁취하려는 움직임도 분주하다. 친명계 원외 인사인 이원혁 더민주전국혁신회의 대변인은 탈당한 이원욱 의원 지역구인 경기 화성시을에 출사표를 던진다. 진석범 이재명 당대표 특보 역시 경기 화성시을에 선거 사무소를 차렸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간판급 현역의원이나 상징적 인물을 겨냥한 맞춤형 공천전략이 나오지 않고 있다. 총선 승리를 내세우며 자객공천 카드를 꺼내든 국민의힘과 반대되는 모양새다.
여당은 '이재명 저격수'를 자처한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을 이 대표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에 배치할 예정이다. 또 86세대 청산을 외치는 김경률 비대위원을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 지역구인 마포을에 전략 공천할 계획이다.
야권 인사들과 맞설 인물들을 전면에 내세워 흥행을 노리는 동시에 총선 승패를 가를 수도권 선거에서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전략이다. '자격공천'은 이기면 대승, 져도 손실이 거의 없는 효과적 전술이다. 대결구도가 흥미로워 1개 지역구뿐 아니라 전국 선거판에 영향을 미친다. 패자에게도 당 내부의 지지와 정치적 자산을 쌓을 기회가 돌아간다.
민주당은 여당의 이같은 공세에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전략의 부재'라는 분석이다. 피습 이후 당무에 복귀한 이 대표가 내부 갈등을 수습하고 여당을 압도할 총선 전략을 제시할 시점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대표가 나서 당내 잡음을 정리해줘야 하는데 그런 행보가 전혀 보이질 않는다"며 "뚜렷한 총선 전략을 세우고 이에 맞춰 당을 재정비해야 한다"고 전했다.
dahye1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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