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정치테러①] 박근혜 커터칼·송영길 망치…이재명까지 수난사

박근혜·송영길 선거시기 공개된 야외 현장에서 피습
전직 대통령, 여야 대표 등에 계란 투척, 주먹 폭행도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일 오전 부산 현장 일정 중 60대 남성으로부터 습격을 당한 가운데 과거 정치인들의 피격 사건들이 회자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 등이 '테러' 격으로 습격당한 사례가 있다. 이 대표와 같이 대외적으로 공개된 일정을 소화하던 중 사건이 발생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2006년 당시 한나라당 대표였던 박 전 대통령은 신촌 현대백화점 앞에서 5·31 지방선거에 출마한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지원 유세를 하던 중 지모씨가 휘두른 커터칼에 턱밑 부위 자상을 입었다. 다행히 신경부위를 비켜 가 최악의 상황은 피했으나, 11㎝ 길이의 자상을 입어 봉합 수술을 받았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은 병상에서도 측근에게 '대전은요'라고 물은 것이 보도됐는데, 퇴원 후 바로 대전을 찾으면서 충청권 판세가 뒤집힌 바 있다.

지난 2022년 3월에는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신촌 거리에서 이재명 당시 대선 후보 지지를 당부하던 중 '표 삿갓'으로 알려진 민주당 지지성향 유튜버로부터 둔기로 뒷머리를 몇 차례 가격당했다. 박 전 대통령의 피습 장소와 비슷한 곳이다.

송 전 대표는 당시 흰 붕대를 감고 선거운동을 이어가는 '붕대 투혼'을 펼쳤다. 다행히 뒤통수 가격에도 치명적 부위를 벗어나 뇌출혈 등은 없었다. 정치권에선 박 전 대통령 사례와 비슷한 효과를 주목하기도 했으나, 대선에선 민주당이 패배했다.

흉기나 둔기 등은 아니더라도 정치인이 공개 현장에서 주먹으로 가격당하거나 계란 투척 등에 피해를 입은 사례는 이전에도 많았다.

2018년 당시 김성태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드루킹 사건' 특검수용을 촉구하며 무기한 단식투쟁을 하던 중 한 남성으로부터 오른쪽 턱 부분을 맞고 병원으로 이송되기도 했다.

지난 2011년 화재진압훈련을 참관하던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60대 여성이 주먹으로 가격하기도 했다. 이 여성은 천정배 전 의원 보좌관과 정동영 전 의원을 폭행한 전력도 있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인 지난 2002년 '우리쌀 지키기 전국 농민대회'에서 연설 중 청중 사이에서 날아온 달걀에 턱 밑을 맞았다.

대선후보 시절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07년 경기 의정부에서 유세하다 'BBK 사건의 전모를 밝히라'를 외치던 한 중년 남성으로부터 날아온 계란에 허리 부근을 맞았다.

지난 2018년 제주지사 선거 재선에 도전했던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제2공항 건설 문제로 한 토론회에서 계란을 맞고, 얼굴을 폭행당하기도 했다.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은 퇴임 후인 1999년 김포공항에서 일본 출국길에 붉은 페인트가 섞인 계란을 맞기도 했다.

한편 이 대표는 전날 오전 부산 강서구 가덕도 신공항 부지 현장을 방문한 뒤 지지자들과 만나던 중 한 남성으로부터 흉기로 피습됐다. 부산대병원으로 후송된 이 대표는 응급 처치를 받은 후 전날 오후 3시22분쯤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됐다.

경정맥 손상 의심, 대량 출혈, 추가 출혈 등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목 부위에 1.5㎝가량의 열상을 입은 이 대표는 출혈이 있었지만 다행히 심각한 정도는 아니며, 의식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dyeop@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