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총선 출마 않겠다…운동권 특권정치 청산해야"(종합2보)
처칠 명연설 차용하며 "용기와 헌신으로 반드시 이길 것"
"불체포특권 포기 약속해야 공천…이재명 민주당 나라 망치는 것 막아야"
- 박기호 기자, 신윤하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호 신윤하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취임 일성으로 더불어민주당의 폭주 저지, 운동권 특권 정치 청산을 선언했다. 또한 국민의힘에도 당보다 국민이 우선이라면서 헌신을 주문했다. 자신 역시 내년 총선 불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특히,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가 2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군의 위기 당시 국민들에게 승리에 대한 의지를 다졌던 명연설을 차용, 용기와 헌신을 바탕으로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겠다는 결의를 드러냈다.
한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비대위원장 취임 입장문을 발표했다. 당사에는 윤재옥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를 비롯한 주요 지도부가 참석, 한 비대위원장의 연설을 지켜봤다.
한 비대위원장은 먼저 현실 정치에 투신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먼저 '하고 싶은 일'을 언급하면서 "좋은 나라 만드는데, 둉료시민들의 삶을 좋게 만드는데 도움이 되는 삶을 살고 싶었고 지금은 더욱 그 마음"이라고 했다.
곧바로 한 비대위원장은 여소야대 구도의 정치권을 지목했다. 그는 "중대 범죄가 법에 따라 처벌받는 걸 막는 것이 지상목표인 다수당이 폭주하면서 나라의 현재와 미래를 망치는 것을 막아야 한다"며 "그런 당을 숙주 삼아 수십 년간 386, 486, 586, 686이 되도록 썼던 영수증을 또 내밀며 국민 위에 군림하며 가르치려 드는 운동권 특권 정치를 청산해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을 방탄 정당이자 타파해야 할 운동권 특권 정치로 규정한 것이다.
이재명 대표도 직접 겨냥했다. 그는 "이재명 대표의 민주당이 운동권 특권 세력과 개딸(이재명 대표 지지자)전체주의와 결탁해 나라를 망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이 처한 상황이 어렵다는 점도 언급했다. 그는 "우리는 소수당이고 폭주하는 다수당을 상대해야 하는 지금의 정치 구도가 대단히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이 승리해야 하는 이유로는 국민을 꼽았다. 한 위원장은 "게임과 달리 정치는 '누가 이기는지' 못지않게 '왜 이겨야 하는지'가 본질"이라며 "우리가 '왜 이겨야 하는지' '이겼을 때 동료시민과 이 나라가 어떻게 좋아지는지'에 대한 명분과 희망이 없다면 주권자 국민은 주인공이 아니라 입장료를 내는 구경꾼으로 전락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의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선 용기와 헌신이 필요하다고 했다. 만주벌판의 독립운동가, 다부동 전투·인천상륙작전·연평해전의 영웅들, 백사장 위 조선소를 지었던 산업화의 선각자들, 민주화를 열망했던 학생과 넥타이부대를 언급하면서 "어려운 상황이란 걸 알고도 물러서지 않았고, 그래서 대한민국의 불멸의 역사가 되셨다"고 강조했다.
한 비대위원장은 이 과정에서 처칠의 명연설을 소환했다. 한 비대위원장은 "우리는 상식적인 많은 국민들을 대신해서, 이재명 대표의 민주당과 그 뒤에 숨어 국민 위에 군림하려는 운동권 특권세력과 싸울 것이다. 호남에서, 영남에서, 충청에서, 강원에서, 제주에서, 경기에서, 서울에서 싸울 것이다. 그리고 용기와 헌신으로 반드시 이길 것"이라고 했다.
동시에 국민의힘의 변화와 헌신도 요구했다. 그는 "상대가, 당대표가 일주일에 세 번, 네 번씩 중대범죄로 형사재판을 받는, 초현실적인 민주당인데도 왜 국민의힘이 압도하지 못하는지, 함께 냉정하게 반성하자"고 했다. 그는 "무기력 속에 안주하지 말자. 계산하고 몸 사리지 말자"며 "국민이 합리적인 비판을 하시면 미루지 말고 바로바로 반응하고 바꾸자"고 말했다.
또한 정치권 인사들이 즐겨 사용하는 '선당후사'에 대해서도 "안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대신 '선민후사'해야 한다. 국민의힘보다도 '국민'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헌신을 위해 자신 먼저 내려놓겠다고 했다. 그는 "저부터 선민후사를 실천하겠다. 미래와 동료시민에 대한 강한 책임감을 느끼기 때문"이라며 "(내년 총선에서) 지역구에 출마하지도 않겠다. 비례대표로도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정계 입문의 첫발을 떼자마자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것이다. 그는 "저는 승리를 위해 뭐든지 다 할 것이지만 제가 그 승리의 과실을 가져가지 않겠다"고 했다.
민주당과의 차별화에도 나섰다. 그는 "우리 당은 국회의원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기로 약속하시는 분들만 공천할 것"이라며 "나중에 약속을 어기는 분들은 즉시 출당 등 강력히 조치하겠다"고 했다. 덧붙여 "공직을 방탄 수단으로 생각하지 않는 분들, 특권의식 없는 분들만을 국민들께 제시하겠다"고 했다.
당정관계 재정립에 대한 의지도 밝혔다. 그는 수직적 당정관계에 대한 생각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우리는 우리의 할 일을 하면 되는 것이고 대통령은 대통령의 할 일을 하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당정관계를 "각자 상호 협력하는 동반자 관계"라고 규정하면서 "서로 보완하고 동반자적 관계이지 사극에 나올법한 궁중 암투는 지금 이 관계에 끼어들 자리가 없다"고 말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기존의 수직적 당정관계에서 탈피, 동반자적 관계에서 '할 일'을 하는 여당으로 변화를 추진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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