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분당 기로 운명의 한주…‘통합 비대위’ 여전히 평행선

이낙연 "DJ도 2선 후퇴"…원상 "한동훈 맞선 통합 비대위 필요"
당은 "너무 나간 주장" 대척…‘명낙회동’ 성사 여부도 안갯속

단식 11일차를 맞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에 마련된 단식농성장을 찾은 이낙연 전 대표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23.9.10/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전민 한병찬 기자 =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당내 비주류 모임 '원칙과 상식'이 제시한 혁신 시한인 연말이 다가오는 가운데 이재명 대표는 별다른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연말이 지나면 창당을 시사한 만큼, 민주당은 이번주 통합과 분당의 분수령에 놓일 전망이다.

이낙연 전 대표는 최근 라디오에서 신당에 대해 "실무적인 준비는 진행되고 있고, 제가 국민들께 새해 초에 말씀을 드리겠다고 했으니, 새해에 말씀드리겠다"며 "연말까지 시간을 드리겠다는 저의 말씀은 유효하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지금처럼 사법문제가 없어도 김대중 전 대통령도 2선 후퇴했다"며 이재명 대표의 2선 후퇴와 원칙과상식이 주장하는 '통합 비상대책위원회'에 공감하는 뜻을 나타냈다.

원칙과상식도 통합 비대위 주장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들은 특히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의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지명을 계기로 더욱 비대위 구성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원칙과 상식 의원들은 만일 연말인 이번주까지 답변이 없으면 탈당과 잔류 등 향후 행보를 둔 논의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모임 소속 조응천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서 "국민의힘의 잔기술에 당하지 않으려면 한동훈 비대위보다 민주당이 많이 변해야 한다. 국민의힘이 진정한 혁신을 포기한 지금이 민주당의 기회"라며 "국민의힘이 한동훈 비대위로 국민 눈속임을 하려고 할 때, 우리 민주당은 보다 근본적인 혁신인 통합비대위로 가야 한다. 그것만이 총선 승리의 길"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재명 대표는 이들의 요구에 침묵하고 있다. 친명계와 지도부는 이 대표 사퇴와 비대위 구성은 너무 나간 주장이라며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인 김영진 의원은 라디오에서 "너무 사퇴를 전제로 한 통합비대위라고 하는 부분들은 조금 과하지 않나. 폭넓게 지금 민주당원과 국민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혁신을 해 나가는 게 필요하다"며 "사퇴 후 통합 비대위라고 하는 고정된 시각에서 벗어나 새로운 제안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는 이재명 대표와 이낙연 전 대표와의 만남을 추진해 본다는 입장이다. 다만 이 전 대표는 여러 차례 민주당의 연락이 없었으며, 혁신 의지를 밝혀야만 만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어 성사 가능성은 미지수다. 또한 양측의 의견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만큼 회동이 성사되더라도 유의미한 결과가 나올 가능성은 크지 않은 상황이다.

김 의원은 "여러 가지 얘기들도 하고 있고, 저도 노력을 하고 있고, 두 전·현 당대표가 허심탄회하게 만났으면 좋겠다"며 "편하게 만나서 허심탄회하게 얘기하는 자리를 갖고 이후에 어떻게 할 것인가, 단계를 높여나가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24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원칙과상식 의원들과 소통을 시도하는지' 묻자 "구체적인 사항은 파악하기 어렵지만, 그런 시도들이 있지 않을까 싶다"며 이 대표가 직접 만날 가능성에 대해서도 "아직 확정되거나, 구체적 내용들은 확인이 어렵다"고 했다.

전·현 대표 회동 가능성에 대해서도 "물밑에서 대화가 있지 않을까 싶다"며 "시도나 조율이 진행되고 있지 않을까 한다"고 했다.

min78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