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위기 속 커지는 '김기현 사퇴론'…공관위 출범도 논란
혁신위 조기해체·수도권 위기론에 김기현 책임론 재점화
오늘 오후 최고위서 혁신안 보고…무응답시 반발 커질 듯
- 신윤하 기자
(서울=뉴스1) 신윤하 기자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사퇴론이 두 달 만에 재점화되고 있다.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당시 쇄신책으로 내놨던 혁신위원회가 사실상 성과없이 조기 해체된 데다가, 서울 49개 지역구 중 우세 지역은 6곳 뿐이라는 내부 보고서가 유출되면서 '김기현 책임론'이 커지고 있다.
11일 여권에서는 김 대표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본격적으로 분출되고 있다. 김 대표가 대표직에서 사퇴하고 비대위 체제로 전환해 총선을 치러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김기현 대표한테 무릎 꿇고 빌고 싶은 심정"이라며 " 김기현 대표가 더 이상 버티면 추해진다고 생각한다"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하 의원은 정부 견제론이 앞서고 있는 여론조사를 언급하며 "반쪽짜리 정부를 총선이 지나고 온전한 정부로 만들어야 되는데 완전히 정부가 사실상 붕괴될 위기에 처해있다"며 "더 이상 지금 대표 체제로 가서는 안 된다. 심각하게 받아들였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하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 1월 당대표에 출마한 김기현 후보의 대표 공약은 5560이었다. 대표가 되면 당 지지율 55%, 대통령 지지율 60%를 달성해 총선 승리를 이끌겠다는 공약"이라며 "바닥인줄 알았던 우리당 지지율은 지하1층을 뚫고 지하 2층, 3층으로 내려가고 있다. 이 사태의 제일 책임은 김 대표에게 있다"고 지적했다.
안철수 의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렇게 되면 55~60석이 되는 건 아닌지 밤에 잠이 오지 않는다"며 "오늘부로 혁신위가 공식 마감된다. 김 대표와 지도부는 총선승리 대안을 제시해 주셔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 8일 발표된 한국갤럽의 12월 1주차 여론조사에 따르면 내년 총선과 관련해 '현 정부를 견제하기 위해 야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응답은 51%로, '현 정부를 지원하기 위해 여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 35%를 크게 앞섰다.
여당의 텃밭인 PK(부산·울산·경남) 지역의 민심도 차갑게 식었다. 지난 8일 여론조사에선 PK지역에서조차 내년 총선 정부 지원론이 38%, 정부 견제론이 46%를 기록했다. TK(대구·경북) 지역에서만 정부 지원론(66%)이 정부 견제론(20%)을 앞서고 있다.
거기에다 국민의힘 자체 판세 분석에서 서울 49개 지역구 중 단 6곳에서만 여당 후보가 우세하단 결과가 나온 것이 알려지자 의원들의 위기의식이 더욱 고조됐다. 7일 혁신위의 조기 해체 후 의원들 사이에서 제기되던 김 대표 책임론은 이제 공개적으로 분출되는 모습이다.
부산 해운대을의 김미애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국민의힘이 자기 희생과 헌신없는 웰빙정당이 아니라고 할 수 있겠냐"며 "지난 3월 김기현 당대표 체제 이후 당지지율이 30% 박스권에 갇혀 있는 이유를, 우리의 모습을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부산 지역 민심을 언급하며 "거친 바람만큼이나 우리 당에 대한 비판여론이 상당했다"며 "대개 '책임 안 지는 당대표는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나. 국민들은 걱정이 태산인데, TV나 뉴스 보기도 싫다' 등이다"고 전했다.
5선의 서병수 의원도 전날 "대통령실만 쳐다볼 게 아니라 단호하게 바로잡겠다는 그런 결기가 김기현 대표 당신에게 있냐고 묻지 않았느냐"며 "이 모양 이 꼴로 계속 간다면 국민의힘이 필패하리라는 것만큼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한편에선 총선이 4개월여 남은 시점에서 비대위 체제 전환이 내부총질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강민국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당을 향한 내부 총질만이 혁신이라 믿는 사람들로 비대위를 꾸린들 과연 내년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단 말이냐"고 했다. 태영호 의원도 "자꾸 결단하라고 당 대표를 흔드는데 결단도 때가 있다. 지금 결단하면 선거철이 오면 다 잊어버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궁지에 몰린 김 대표의 '시선 분산' 전략으로 여겨진 공천관리위원회 조기 출범도 녹록치 않은 상황이라, 김 대표가 현재 당내 불만을 가라앉힐 방안을 찾지 못한다면 리더십 치명타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당초 김 대표는 혁신위 조기 해체 후 공천관리위원회 출범을 통해 현 지도체제에 대한 시선을 분산시킬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민주당이 김건희 특검법과 대장동 50억 클럽 특검법을 이달 28일 처리하겠다고 예고하면서 공관위 구성이 늦춰질 거란 전망이 나왔다. 공관위가 조기에 구성돼 현역 의원들의 컷오프 여부가 공개되면 이탈표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날 오후 최고위에 보고되는 혁신위의 종합 혁신안에 대해 김 대표의 전향적인 응답이 없으면 김 대표 사퇴론 및 비대위로의 전환에 대한 당내 요구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sinjenny9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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