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시티 서울' '1기 신도시'…부동산은 총선 떳다방?[기자의눈]
- 박종홍 기자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맞붙은 지난해 대선은 부동산 대선으로 평가받았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로 성난 민심을 달래기 위해 여야 모두 주택 공급 확대를 약속했고,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개발 공약도 제시했다.
대선 후 1년 반이 지난 지금, 여야는 총선을 앞두고 각각 '메가시티 서울'과 '1기 신도시 특별법 연내 통과'를 내놓으며 다시 한 번 부동산 민심을 선점하는 경쟁에 나섰다.
국민의힘은 10·11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이후 경기 김포시 서울 편입을 거론하며 국면 전환을 꾀했으며 이후 구리시·하남시 등 편입도 언급하며 '메가시티 서울' 카드를 꺼내 들었다.
더불어민주당은 무대응이 낫다는 전략적 판단에서 메가시티 서울에 직접 대응은 하지 않으면서도, 김포 표심을 의식해 서울 지하철 5·9호선 연장 카드를 꺼내든 데 이어 메가시티 서울에 대응하기 위해 국회 계류 중인 1기 신도시 특별법 연내 통과를 언급하며 맞불을 놓았다.
문제는 이렇게 내놓는 정책들이 정작 제대로 추진되는 일은 별로 없이 시장만 자극한다는 점이다. 국민의힘이 메가시티 서울을 언급한 이후 시장은 해당 지역 집값의 향방에 주목하고 있으며 실제 추진되면 편입된 지역은 추후 서울 수준으로 오를 것이란 전망도 이어지고 있다.
당이 수도권 외 지역을 찾을 때 마다 외쳤던 지역균형발전에 대한 의지에도 의구심이 들게 한다. 국민의힘 소속 유정복 인천시장도 김포시 서울 편입에 대해 "정치 포퓰리즘이다. 지방시대 추진에 역행하는 서울특별시 공화국이 돼서는 안 된다"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이 언급한 1기 신도시 특별법이나 5호선 연장은 예전부터 언급되거나 정부 차원에서도 검토된 사업인데, 다시 한 번 꺼내 들어 얻는 실익이 무엇인지도 의문스럽다. 1기 신도시는 지난 대선에서 양당 모두 특별법을 공약으로 제시하면서 집값이 상승 곡선을 그린 바 있다.
포화 상태인 재개발 용적률 상향, 도시 인프라 추가 확충, 재개발 시 이주민 발생으로 인한 주변 지역 전세난 대책 등 1기 신도시 재개발에 필요한 후속 대책 역시 발표에선 찾아보기 어렵다.
여야 모두 표심 경쟁에만 골몰하면서 정작 필요한 부동산 대책 마련에는 소홀하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여야는 올해 초 전세사기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자 지난 5월 전세사기 특별법 합의·의결하고 미비한 입법 사항은 보완해 나가겠다고 밝혔으나, 협의는 공전하고 있고 그 기간 중에도 피해자는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무엇보다 지금 집값은 서민들이 충분히 감당할 만하다고 판단하는지 묻고 싶다. 금리 상승기에 접어들면서 집값 상승세가 꺾였다고는 해도 여전히 많은 무주택자들은 내 집 마련은 하늘의 별 따기라고 느끼는 상황이다.
메가시티 서울이나 1기 신도시 특별법 등이 정말 필요한 사업이라면 선거를 앞두고 시장 심리만 자극할 게 아니라 묵묵한 일꾼의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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