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전현희 표적감사' 놓고 고성·감사중지…국정원 선관위 해킹 충돌

"시장 전망보다 높은 성장" vs "장기침체 빠질수"
"국정원 점검 뒤 해킹 툴 파일 발견" vs "민주, 선관위 두둔"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국가보훈부 등에 대한 종합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3.10.26/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한상희 정재민 이비슬 박종홍 김경민 기자 =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비롯해 10개 상임위원회 국정감사가 열린 26일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의 감사원 표적감사 의혹과 국가정보원 선거관리위원회 해킹 의혹 등을 놓고 여야 간 난타전이 벌어졌다.

이날 법무부, 법제처, 감사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헌법재판소, 대법원 등 6개 기관에 대한 법사위 종합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최재해 감사원장,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을 강하게 비판했다.

김의겸 의원은 "감사원이 75년 역사에서 초유의 사태를 맞고 있다. 이 모든 사태가 유 사무총장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고 포문을 열었다. 박범계 의원은 "유 사무총장이 두 차례 공수처 소환에 불응했다"며 "소환에 불응하면 체포영장을 발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유 사무총장에게 답변 기회를 주는 등 엄호에 나섰다.

법사위원장 김도읍 의원은 "민주당 의원들이 최 원장 등 감사원 실무 공직자 17명을 고발한 것으로 안다"며 "자칫 공수처 수사에 예단을 주거나 하지 않을까 걱정이다. 수사와 재판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쪽으로 노련하게 질의해달라"고 했다.

조수진 의원은 "최초 제보는 국회를 통해 감사원에 전달됐다"며 "전현희 사퇴까지 감사 중단 행위는 없었다"고 말했다. 박형수 의원은 "전 전 위원장 감사 관련 대통령실 비서관이 개입했다는 보도가 있는데 제보를 받은 적이 있는가"라고 물었고 최 원장과 유 사무총장은 "없다"고 답했다.

여야의 신경전은 법사위 야당 간사 소병철 의원이 김 위원장의 회의 진행 방식을 문제 삼는 과정에서 끝내 고성으로 이어졌고, 결국 김 위원장은 감사 중지를 선포했다.

행정안전위원회 국감에서는 국가정보원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시스템에 해킹 파일을 심으려 했다는 의혹을 놓고 충돌했다. 민주당은 국정원이 선관위 보안을 점검한 뒤에 선관위 내부 서버에 해킹 툴로 추정되는 파일이 발견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국민의힘은 허위 주장이라며 민주당이 선관위를 두둔하고 있다고 맞받았다.

강병원 민주당 의원은 "(선관위) 4개 시스템에 모두 15개 파일이 (발견됐다)"며 "보안 전문가는 합의 목록 파일을 삭제 과정에서 누락한 건 이해할 수 없는 일이고, 점검대상 기관에 알리지 않은 해킹 툴을 사용해 시스템에 침투시킨 게 더 심각한 문제라고 하더라"고 했다.

반면 박성민 국민의힘 의원은 "(발견된 파일은) 전형적인 보안점검 프로그램"이라며 "북한이 하는거지 국정원이 왜 해킹하나. (북한으로부터) 8번이나 해킹을 당했는데, (민주당은) 북한 해킹 공격 얘기는 하나도 안하고 국정원이 해킹하는 것처럼 얘기한다"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선관위는 국정원이나 국가기관인데 도대체 민주당이 선관위를 이렇게 두둔하고 대변하는 이유는 뭔가"라고 했다.

기획재정위원회 국감에선 여야가 현 경제 상황에 대해 상반된 진단을 내놨다. 조해진 국민의힘 의원은 올해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6%로 발표된 것을 들며 "당초 시장에서 전망했던 0.4~0.5% 성장률에 비해서도 높은 성장이 이뤄졌다. 또 민간 소비 0.2% 건설투자 0.3% 순수출 0.4% 정부지출 0.2% 등 분야별로 고르게 성장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반면 박광온 민주당 의원은 "가을은 벌써 절정에 왔는데 우리 경제는 앞이 보이지 않는다"며 "지난 1년 7개월 동안에 경제정책 기조에 대한 전환을 요구한다. 특단의 대책을 책임 있게 내놓을 필요가 있다. 만일 그렇지 않고 이 상황을 방치한다면 우리가 일본과 같은 장기침체에 빠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정무위원회에서는 해외 IR 일정을 이유로 국감에 불출석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을 향한 여야 의원들의 집중 성토가 쏟아졌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은 "불출석 사유서 내용과 달리 윤 증인의 최초 해외 일정은 10월9일에서 18일까지였는데, 정무위에서 증인을 채택한 다음날인 18일 10월27일까지로 비행기 티켓을 바꿨다"면서 여야 간사를 향해 윤 회장을 고발할 수 있도록 의결해달라고 요청했다.

민병덕 민주당 의원도 "윤 증인은 출장 일정을 변경해서 오늘 안 들어온다는 거 아니냐"며 "열심히 일하고 있는 국민은행 구성원들에게, 국민은행에 지원했던 이 땅의 모든 청년들에게 죄송한 마음은 있나"고 질타했다.

angela020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