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커지는 재보선 위기론…7·28 데자뷰?

재보선 선거구 대체로 여당 지역…휴가철 낮은 투표율 예상
김형식 서울시의원 사건 및 공천 파열음 등 돌발악재 부상

(서울=뉴스1) 김현 기자 = 안철수, 김한길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 2014.6.30/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figure>새정치민주연합에서 7·30 재보궐 선거 위기론이 커지고 있다.

당초 지난 6월 지방선거 당시 불었던 '세월호 심판론'과 안대희·문창극 전 국무총리 후보자의 잇단 낙마 사태 등 박근혜정부 인사참사에 대한 비판정서로 인해 7월 재보선에서 새정치연합의 승리가 조심스럽게 점쳐졌었지만, 최근 돌발악재 등이 불거지면서 '재보선 위기론'이 점차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선 새누리당이 이번 재보선에서의 참패를 예상하면서 혁신을 강조하고 나서고 있는 상황에 대한 전략적 포석을 깔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당 지도부측의 한 재선 의원은 2일 뉴스1과 통화에서 "지역구 자체가 대부분 새누리당 의원들이 당선됐던 지역인데다 선거일 자체가 휴가철이어서 투표율이 낮을 것으로 예상돼 우리에겐 매우 쉽지 않은 선거"라고 전망했다.

한 핵심 당직자도 "당내에 재보선에 대해 낙관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데, 최근 정국이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우리에겐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내에선 이번 재보선을 2010년 6·2 지방선거 이후 치러진 7·28 재보선과 비교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당시 민주당(새정치연합의 전신)은 6·2 지방선거에서 대승을 거뒀지만, 곧바로 치러진 7·28 재보선에서 패배하면서 정세균 당시 대표가 사퇴한 바 있다.

특히 최근 자당 소속이었던 서울시의회 김모 의원의 살인교사 사건은 새정치연합을 긴장케 하고 있다. 새정치연합은 김 시의원이 탈당계를 제출하자, 지난 27일 당 윤리위를 열어 탈당계를 추인하고 '향후 무죄확정이 되지 않는 한 복당을 불허한다'고 의결하는 등 신속하고 단호하게 대응했다.

하지만, 김 시의원에 대한 경찰의 수사가 계속되면서 사건의 불똥이 어디로 튈지 몰라 곤혹스러워하는 표정이 역력해 보인다. 한 당직자는 "김 시의원 사건 수사의 칼끝이 어디로 향할 지 모르는 것 아니냐"라고 토로했다.

새정치연합 서울시당(위원장 오영식 의원)은 전날 성명을 내고 "매우 당혹스럽고 유감스런 사건"이라고 유감을 표했다. 서울시당은 "김 시의원이 비록 다른 경쟁자없이 단수 후보로 추천돼 당선됐고, 새정치연합을 탈당했지만 이와 같은 상황이 발생한 것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가진다"고 밝혔다.

당 지도부도 여론의 추이를 살펴보면서 유감이나 사과의 뜻을 표명할 시점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핵심 당직자는 "시기의 문제지만, 당 지도부가 김 시의원 사건과 관련해 유감이나 사과의 뜻을 밝히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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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의 한 빌딩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공천관리위원회 7·30 재보선 서울 동작을 공천심사에서 신청자들이 면접을 보고 있다. 2014.6.29/뉴스1 © News1 박철중 기자

</figure>공천심사가 본격화되면서 공천을 둘러싼 파열음이 나오는 것도 새정치연합에겐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공천과 관련한 파열음이 자칫 당내 계파 갈등으로 전이될 소지가 다분해서다.

이번 재보선의 최대 승부처 중 한 곳으로 꼽히는 서울 동작을 지역에선 벌써부터 계파 갈등 조짐이 엿보이고 있다.

안철수 공동대표의 최측근인 금태섭 대변인에 대한 전략공천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정세균 상임고문과 가까운 허동준 전 지역위원장을 비롯한 타(他) 공천 신청자들은 전날 국회 정론관에서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공정한 경선'을 요구하는 등 강하게 반발했다.

오영식 서울시당 위원장 등 당내 '486'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31명의 의원들은 전날 공동성명을 발표, 국민참여형 경선 등을 통한 개혁공천을 요구하면서 "당은 허 전 위원장의 수차례에 걸친 자기희생과 헌신을 고려해야 한다"고 허 전 위원장에게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한 재선 의원은 "동작을 지역 공천이 금 대변인과 허 전 위원장의 경선으로 치러진다면 당이 반으로 쪼개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선 당 지도부가 좀 더 적극적인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김철근 새정치전략연구소장은 "새누리당은 7월 재보선 공천을 충격요법으로 활용하고 있는데, 새정치연합의 경우 소위 원외 거물들이 자꾸 원내에 진입하려고 용쓰는 모양새로만 비쳐지면서 국민들 입장에선 여당이 더 잘하고 있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소장은 "당 지도부가 공천에 대한 확고부동한 자기신념이나 의지를 보여주면서 신속하게 정리를 해줘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두 대표의 지도력이 내상을 입는 것은 물론 재보선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gayunlov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