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홍원 유임' 여진…野 "朴 직접 설명해야"vs與 "野 비난 자격 없어"

與 "총리 논란 종료...일상 복귀해 경제 살리기에 나서야"
野 "아무리 급해도 레드카드 받은 선수 재기용할 수 없어"

(서울=뉴스1) 김승섭 기자 =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4.6.27/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figure>여야는 27일 박근혜 대통령이 전날 정홍원 국무총리를 유임한 것을 두고 이틀째 공방을 이어갔다.

새누리당은 박 대통령의 결정을 비난하는 야당을 향해 "법률에 정해진 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마저 걷어차 놓고 총리 유임을 비난할 자격이 있느냐"고 비판했고 새정치민주연합은 "아무리 급해도 레드카드를 받은 선수를 재기용할 순 없다"며 비난을 퍼부었다.

아울러 새누리당은 정 총리가 유임되면서 '총리 논란의 종식'을 선언한 반면, 새정치연합은 세월호 참사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났던 총리를 유임시키기로 한 배경을 박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국민에게 설명하라며 강하게 압박했다.

이완구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두달째 이어지고 있는 국정공백을 방치할 수 없다고 하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 정 총리가 유임됐다"며 "국무총리 논란이 종료된 만큼 이제는 국정공백을 추스르고 일상으로 복귀해 어려운 경제를 살리는데 본격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윤상현 사무총장은 "정 총리는 이제 다시금 마음을 잡고 국가적인 어려움을 헤쳐 나가야 하는 책무를 부여받았다"며 "대통령께서 국정 안정을 위해 정말 어려운 선택을 하신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윤 사무총장은 "그런데 법률에 정해진 인사청문회마저 걷어찬 야당이 총리 유임을 비난할 자격이 있는지 묻고 싶다"며 "오히려 국가적인 난제들이 산적해 있는 것을 아는 야당이라면 이제는 국정공백을 메우고 민생안정을 도모하는 고민을 같이 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고 당부했다.

반면 새정치연합 김한길 공동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처음에는 제 귀를 의심했다. 너무나 어처구니없는 일"이라며 "아무리 급해도 레드카드 받은 선수를 재기용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세월호 사고 수습에 무능한 책임을 물어 경질시키기로 했던 총리에 대한 유임 결정은 대한민국 국격을 크게 상처내는 일이자 지구촌 해외토픽에서 우리나라가 이상한 나라가 되고 있다"며 "비정상의 정상화를 입버릇처럼 외치는 박 대통령이 비정상의 비정상화를 주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대한민국 천지에 어찌 안대희·문창극 같은 사람뿐이겠느냐"며 "박 대통령이 보기에는 이 나라에 그분들 이상 인물이 없다는 것이 결론이라면 이 또한 국민에 대한 모독"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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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27일 오전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안 공동대표는 "이미 인사위원회도 작동안하는데 인사수석실 만든다고 무엇이 달라지겠나. 제도가 문제가 아니라 사람이 문제다"라고 말했다. 왼쪽은 김한길 공동대표. 2014.6.27/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figure>안철수 공동대표는 "정 총리에 대한 유임결정 자체도 문제지만 그렇다면 국민 앞에 나서서 직접 설명해야 하는 거 아니냐"며 "책임지고 사퇴한 총리를 복직시키려면 왜 그럴 수밖에 없는지, 정부는 세월호 참사 책임을 어떻게 질 것인지 솔직하게 설명해야 하고 왜 그런 무리한 선택을 했는지 국민 앞에서 설명할 의무가 대통령에게 있다"고 지적했다.

안 대표는 "국민과 비판자를 설득하는 노력을 한 대통령은 성공했고 외면한 대통령은 실패했다. 오랜 대통령제 역사가 그렇게 증언한다"며 "저는 최소한 여당과 협의해야 된다고 했는데 여당 지도부와의 협의에서 총리 유임 얘기는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렇다면 대통령은 누구와 의논하고 결정하는 것이냐"고 따졌다.

박영선 원내대표는 "아직도 차가운 바다 속에 있는 11명의 세월호 실종자를 못 찾고 있고 참사가 발생한지 두 달 밖에 안 지났는데 후안무치한 것 같아서 물러날 것 같다는 총리는 말짱 도루묵 총리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내가 할 일은 다했다'고 한 사람이 총리직을 어떻게 수행하겠느냐"며 "대통령은 민심의 소리를 듣고 오기의 정치를 버려라. 야당의 지적도 한번쯤 생각해보라"고 촉구했다.

장외에서도 여야 의원들 간 공방이 벌어졌다.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이미 정 총리가 사의를 표명한지 두달이 지났는데 지금 새로운 인물을 내세워 (청문회를)통과시키려면 적어도 한달 정도는 걸린다"며 "지금 국가과제가 산적한 상태에서 세 달을 그 상태로 간다는 건 어렵다"고 말했다.

같은 방송에 함께 출연한 김기식 새정치연합 의원은 "안대희, 문창극 총리 후보자의 낙마로 이어졌던 인사참사가 한마디로 코미디로 끝났다"며 "정 총리는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사임한 게 아니라 세월호 참사가 있은 다음에 대통령을 대신해 책임지고 사퇴한 건데 정 총리를 다시 지명하고 또 해양수산부 장관을 유임함으로써 사실상 세월호 사건에 대해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라고 비판했다.

cunja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