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오거돈·김경수···"졌지만 희망을 보다"

여당 텃밭에서 의미 있는 성과…대안세력·외연 확대 한 몫

(서울=뉴스1) 박상휘 기자 =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가 종료된 4일 오후 방송3사가 공동으로 진행한 출구조사를 발표하고 있다. (KBS 캡쳐) 2014.6.4/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figure>6·4 지방선거가 막을 내리며 승자와 패자가 갈렸지만 패배를 하고도 의미있는 성과를 거두며 희망을 본 패자들이 있다.

새누리당의 안방인 대구와 경남, 부산에서 높은 득표율을 기록하며 여권 후보들을 위협한 김부겸, 김경수, 오거돈 후보들이 이들이다.

대구시장에 출마한 김부겸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40.3%라는 적지않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비록 선거에서는 패배했지만 김 후보가 얻은 40.3%의 득표율에는 여러 의미를 담고 있다.

야권 후보로써 새누리당의 심장인 대구에서 40%가 넘는 득표율을 기록하면서 호남 탈피와 지지기반을 확대했다는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당장 당내에서는 김 후보에 대해 부산을 지지기반으로 대권까지 거머진 노무현 전 대통령과 견줄만하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새정치민주연합 한 수도권 의원은 "여권의 텃밭에 출사표를 던진 것도 대단한데 그 성과는 더더욱 대단하다"며 "김 후보는 이번에 당내 그 누구도 거두기 힘든 성과를 올렸다"고 말했다.

부산시장 선거에 출마한 오거돈 후보는 무소속 돌풍을 일으키며 이번 지방선거 최대 이슈를 만들었다.

오 후보 역시 선거에는 패배했지만 50%에 육박하는 득표율을 기록하며 새누리당의 간담을 서늘케했다.

실제로 이번 선거기간 중 새누리당 지도부가 부산을 수차례 방문하며 관심을 집중해야 했다. 과거 지방선거에서 수도권과 충정권 등 격전지에 집중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행보를 보인 것이다. 여당 지도부를 긴장시킬 만큼 오 후보의 활약이 대단했던 것이다.

특히 대표적인 친박(친박근혜) 인사이자 박심(朴心·박 대통령의 의중)을 등에 업은 서병수 새누리당 후보를 괴롭히며 턱밑까지 추격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여권의 한 인사는 "서 후보가 지옥에서 살아 돌아온 느낌일 것"이라며 "부산에서 새누리당 말뚝만 박으면 당선이라는 공식이 깨진지 오래다.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고 했다.<figure class="image mb-30 m-auto text-center border-radius-10">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가 종료된 4일 오후 방송3사가 공동으로 진행한 출구조사를 발표하고 있다. (KBS 캡쳐) 2014.6.4/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figure>김부겸 후보와 오거돈 후보 보다 높은 득표율을 기록하지 못했지만 더 박수 받아야 할 후보는 경남지사 선거에 출마한 김경수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다.

김경수 후보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36.1%라는 득표율을 기록했는데 이는 김부겸 후보와 불과 4.2%p에 불과한 수치다.

김부겸 후보나 오거돈 후보와 달리 김경수 후보는 중앙정치인도 아니고 장관 출신도 아니다. 낮은 인지도에도 불구하고 여당 텃밭에서 거둔 36.1%의 득표율이 높게 평가되는 이유다.

또 보수층을 끌어안기 위해 '박근혜 마케팅'을 이용한 김부겸 후보나 지역정서를 감안해 끝까지 무소속을 유지한 오거돈 후보와 달리 김 후보는 자신만의 목소리를 내며 이 같은 득표율을 올렸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에 당내에서도 젊은 김 후보의 향후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새누리당에서도 주목할 만한 후보들이 눈에 띈다. 강원지사 선거에 출마한 최흥집 새누리당 후보 역시 낮은 인지도에도 불구하고 현역 프리미엄을 가진 최문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를 턱밑까지 추격했다.

비록 1.6%p 차이로 패배하긴 했지만 개표과정에서 역전에 역전을 거듭하며 한 때 새누리당에 '강원 탈환'의 희망을 주기도 했다.

이외에도 충북지사 선거에서 이시종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와 명승부를 펼친 윤진식 새누리당 후보 등도 이번 지방선거에서 선전하며 선거에선 비록 졌지만 정치적 입지를 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sanghw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