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이 보낸 '얼뜨기 부대'…현대전에 맥 못추는 북 최정예군
'돌격대' 소모, 드론·AI 등 대응 못해…사상자 급증
- 최소망 기자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러시아에 파견된 북한군 병사들의 사망자가 100여명이 넘어간다는 우리 정보당국의 판단이 나왔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직접 챙긴 최정예 부대가 파견됐지만 현대전에 적합한 실전 훈련 부족도 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국가정보원은 19일 국회 정보위원회가 개최한 비공개 간담회에서 "(최대 격전지인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 배치된 1만 1000여 명으로 추정되는 북한군 일부가 12월 들어서 실제 전투에 투입되기 시작했다"며 "그 과정에서 최소 100여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고, 부상자는 1000여 명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보고했다.
단기간에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한 배경에 대해 국정원은 "개활지라는 낯선 전장 환경에서 북한군이 전선 돌격대 역할로 소모되고 있고, 드론 공격에 대한 대응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러시아군에서도 '북한군이 드론에 무지해 오히려 짐이 된다'는 불평이 나오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번 국정원의 발표는 앞서 외신 보도 등을 통해 북한군이 실제 살상용 드론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모습이 포착된 것과 맞물린다. 앞서 우크라이나 특수작전군이 공개한 '1인칭 시점 드론'(FPV) 영상에는 북한 병사들이 계속 쫓아오는 겁에 질린 표정으로 멍하니 쳐다보는 장면이 공개되기도 했다.
현재 전장에 파견된 북한군 '폭풍군단'은 최정예 특수부대다. 그럼에도 북한군이 드론이나 인공지능(AI) 등을 사용하는 현대전에 무지하고 실제 전투 경험이 없었던 만큼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김 총비서는 폭풍군단이 파병되기 전 직접 이들의 훈련 장소를 찾아 직접 훈련 실태를 살피기도 했다. 병사들의 사기를 독려하고, 자신이 이번 일을 직접 신경 쓰고 있음을 충분히 전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 파병군의 '강인함'을 부각해 러시아에 어필하려는 의도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사상자가 빠르게 늘고 있고 우크라이나 측의 영상 공개로 '우왕좌왕'하는 북한군 추정 병사들의 모습이 공개되는 등 현실은 냉정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러시아가 북한군의 능력을 알면서도 '총알받이' 전략에 따라 무차별적으로 전선에 투입하고 있을 가능성도 제기한다. 북한은 추가 파병을 고려하고 있어서 앞으로도 사상자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편으론 김정은 총비서 등 북한 지도부는 다수의 사상자 발생을 이미 예측하고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 파병을 통해 '전과'를 올리기보다는 실전 경험이 부족한 군대의 실전 능력을 높이는 등 북한군의 전반적인 전력 제고를 염두에 뒀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AI 등을 반영한 유·무인 복합전투 중심의 현대전이 생소할 수밖에 없는 북한은 이번 러시아 파병을 '실습 현장'으로 여겼을 수 있다.
국정원은 이날 "'폭풍군단' 내에서 추가 병력 차출설이 돌고 있고, 김정은의 훈련 참관 준비 정황도 포착돼 북한군의 추가 파병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폭풍군단은 10개 여단·4만 6000명 규모로 추가 파병 여력이 충분하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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