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트럼프 2기 북미협상 회의적…"김정은, 필요성 못 느껴"
[트럼프 시대] "베트남에서의 '망신' 경험·북러 밀착으로 대화 수요 낮아"
- 최소망 기자, 임여익 기자
(서울=뉴스1) 최소망 임여익 기자 = 전문가들은 트럼프 2기 출범 후에도 북한이 북미 간 협상에 소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과거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북미 협상 결렬이라는 실패를 겪었던 경험과 현재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과 북러 밀착 관계 등의 요소가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스콧 스나이더 미국 한미경제연구소(KEI) 소장은 8일 국가안보전략연구원과 화정평화재단이 공동으로 개최한 학술회의 '2024년 미국 대선 결과와 역내 안보 환경 변화 전망'에서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과 김 총비서 간 협상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으로 본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2019년 하노이에서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것을 언급하며 "베트남에서의 좌절감 때문에 김정은은 현재 미국과의 협상 의욕이 없을 것"라고 진단했다.
다만 북미 간 협상이 '아예 없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결국 북미 중 한쪽이 훨씬 의욕이 강해야 할 것"이라면서 "북측이 북미 협상에 대한 성과나 결과를 정확히 파악하고 협상을 시작하고 싶어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신화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전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도 북한이 북미 대화에 나설 가능성을 낮게 예측했다.
이 교수는 "김정은이 더 뻔뻔하고 대담해져 더 이상 미국과의 협상에 목매지 않을 것"이라면서 "베트남에서 이미 망신당했기 때문에 아주 확고한 결과물이 보장되지 않으면 나서지 않을 것으로 본다"라고 예상했다. 이 교수는 특히 그간 강화된 북한의 핵능력과 북러 군사 밀착도 북한이 미국과의 협상에 적극적이지 않을 요인으로 꼽았다.
그는 "5년 전에 비해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이 강화됐고 인민군의 러시아와 파병을 통해 경제 군사·기술적 지원을 받은 것으로 보이며 러시아가 북한을 두둔하는 모럴 서포트(moral support)·레짐 서포트(regime support)까지 이뤄지고 있다"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만일 트럼프와 김정은이 '군축'을 주제로 만난다면 한국의 안보 레드라인을 넘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면서 "많은 사람이 미국은 의회와 시스템이 있는 나라라고 믿지만 공화당이 좌지우지할 수 있는 상황이며, 현재 트럼프가 외교에 대한 자신감을 보이는 상황이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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