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서울에 무인기 보내겠다"…'평양 무인기' 사건 또 반발(종합)

국방성 대변인, 노동신문에 무인기 사건 '최종조사 결과' 발표
김여정은 "서울에 무인기 가면 들개무리 어떻게 게거품 물지 궁금"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8일 "대한민국발 무인기에 의한 엄중한 주권 침해 도발 사건의 최종조사 결과를 발표"한다며 남한에서 보낸 무인기가 백령도에서 출발해 평양에 도착했다는 '비행 기록'을 공개했다. 북한은 평양 인근에서 발견한 무인기의 잔해를 통해 이같은 기록을 입수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북한이 28일 '남한 무인기의 평양 침투' 사건에 대한 최종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추락한 무인기에서 분석한 비행 기록에 따르면 무인기가 백령도에서 이륙했다면서 '한국군의 소행'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최종조사 결과 발표 직후 담화로 서울 상공에 무인기를 보내 윤석열 대통령을 비난하는 삐라를 살포하겠다고 위협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국방성 대변인 대한민국발 무인기에 의한 엄중한 주권 침해 도발 사건의 최종조사 결과 발표'를 통해 국방성이 밝힌 침투 무인기의 이륙지점·침입 경로·침입 목적 등을 공개했다. 앞서 북한은 평양 인근에 추락한 무인기를 발견해 이를 토대로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은 추락한 무인기에 지난 2023년 6월 5일부터 2024년 10월 8일 사이에 기록된 238개의 비행 계획과 비행 기록이 존재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10월 8일 자료를 제외한 나머지 자료는 모두 한국의 영역 내에서 비행한 자료"라고 주장했다.

또 비행 조종 프로그램 분석 결과, 비행 계획에 정치선동오물(대북전단·삐라) 살포 계획도 포함돼 있었다며 이 계획에 따라 무인기가 예정된 위치에 도달하면 비행 조종 모듈이 살포 기구에 신호를 줘 전단의 살포가 이뤄진 것으로 분석했다고 한다.

북한은 무인기의 비행 자료 번호를 분석한 결과, 무인기에는 정치선동오물 살포 계획과 살포한 이력이 정확히 기록돼 있었다며 계속 '근거'를 제시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8일 "대한민국발 무인기에 의한 엄중한 주권 침해 도발 사건의 최종조사 결과를 발표"한다며 남한에서 보낸 무인기가 백령도에서 출발해 평양에 도착했다는 '비행 기록'을 공개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아울러 무인기의 비행 경로에 대해 "지난 8일 23시 25분 30초 백령도에서 이륙해 황해남도 장연군과 초도 주변의 해상을 지나 남조압도 주변 해상까지 비행하다가 변침(방향을 바꿔)해 남포시 천리마 구역 상공을 거쳐 평양 상공에 침입했다"라고 주장했다. 이후 지난 9일 1시 32분 8초 평양의 외무성 청사와 지하철도 승리역 사이 상공에, 1시 35분 11초 국방성 청사 상공에 정치선동오물을 살포했다고 한다.

북한은 이번 조사 결과가 국방성과 국가보위성을 비롯한 해당 전문기관들이 망라된 '연합조사그루빠'(그룹)가 추락한 무인기 잔해에서 비행 조종 모듈을 완전 분해하고 비행 계획과 비행 기록 자료를 분석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국방성 대변인은 "확정된 객관적이며 과학적인 증거 자료들은 수거된 무인기의 침입 목적이 반공화국 정치선동오물 살포이며 적대적 주권 침해 도발 행위의 주체, 그 시행자가 명백히 괴뢰 한국 군부 깡패들이라는 것을 폭로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인내의 한계선을 넘어선 대한민국 군사 깡패들의 위험천만하고 무분별한 정치·군사적 도발 행위에 대한 최후의 경고는 이미 내려졌다"면서 "우리 공화국에 대한 주권 침해 행위가 재발하는 경우 모든 화난의 근원지, 도발의 원점은 우리의 가혹한 공세적 행동에 의해 영영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북한은 지난 11일 외무성 발표를 통해 이달 3일, 9일, 10일에 평양에 한국 무인기가 침투해 전단을 살포했다고 주장해 왔다. 이후 국방성은 사회안전성 평양시안전국이 평양시 형제산구역 서포1동 76인민반지역에서 추락한 무인기 잔해를 발견했고, 국방성·국가보위성 등이 잔해를 기술 감정·조사에 나섰다고 밝힌 바 있다.

김여정 부부장은 이같은 자체 조사 결과에 근거한 담화로 추가 대응을 시사했다.

그는 "서울시 상공에 정체불명의 무인기가 출현해 '윤 괴뢰'(윤석열 대통령)를 비난하는 삐라가 살포됐는데 우리 군부나 개별단체 또는 그 어떤 개인이 무인기를 날린 사실은 없으며 확인해 줄 수 없고 대꾸할 가치도 없다"라고 언급한 뒤 이를 '가정된 상황'이라고 운을 띄웠다.

그러면서 "이러한 상황에서 더러운 서울의 들개무리들이 어떻게 게거품을 물고 짖어대는지 딱 한 번은 보고 싶다"라고 말했는데, 이는 정부가 평양 무인기 사건과 관련해 '확인해 줄 수 없다'거나 '우리 측에서 북측으로 무인기가 넘어간 적은 없다'라는 입장을 낸 것을 그대로 인용해 조롱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평양 무인기 사건'의 소행을 우리 군으로 지목한 북한의 '최종조사 결과' 발표 이후 담화가 나왔다는 점에서 김 부부장의 이번 담화는 사실상 서울에 무인기를 보내 삐라를 살포하겠다는 위협으로 읽힌다.

somangcho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