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TV, 북한 의류 판매 촉진하는 광고 방영"
NK뉴스 보도…전문가 "무기흐름 원활 위한 양보"
- 유민주 기자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러시아 국영TV가 방송에서 북한이 제작한 의류를 광고한 것을 두고 대북제재를 노골적으로 위반한 것으로 보인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NK뉴스는 지난 23일 러시아 국영방송 1채널에서 올서피딕 신발(교정용 신발), 코트, 재킷 등을 소개하며 "대박! 사상 처음으로 러시아에서 북한의 고품질 의류와 신발을 판매합니다"라는 내용의 광고가 방영됐다고 29일 보도했다.
광고에는 이번 판매를 계획한 러시아 기업 '예브게니 스키빈'에 북한 의류에 대한 문의를 할 수 있는 전화번호도 게재됐다.
이에 대해 유엔 안보리의 전문가패널 출신인 후루카와 가쓰히사는 NK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 2397호와 2375호 모두 북한의 섬유와 완전한 의류를 다른 나라로 수출하는 것을 명시적으로 금지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결의안을 위반한 곳은 이번 상품 수출에 관여한 북한, 러시아의 기업뿐 아니라 러시아 방송사도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유엔이 수출과 수입을 금지한 제품을 TV에 홍보해 제재 위반을 방조한 것"이라며 "언론사가 유엔 제재를 위반한 첫 사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후루카와 씨는 해당 광고 제품 중 적어도 하나가 벨라루스 회사 '알그란다'가 생산한 코트와 동일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도 언급했다. 알그란다가 북한에서 해당 제품을 생산하고 있을 수도 있고, 북한 노동자들이 알그란다에 파견됐을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동서대학교의 크리스 먼데이 연구원은 이번 광고 방영이 "북한에게는 큰 변화"라며 "반서구적 주체사상을 존경해 온 애국적 우익 러시아인들" 사이에서 확실히 수요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러시아 TV방송에 북한 의류가 등장한 것은 북한 기업들이 6월 말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무역 박람회를 개최한 지 두 달 만이다. 러시아의 동맹국인 벨라루스의 외무장관도 지난 7월 말 평양을 방문해 북한의 식료품 수출과 화장품 수입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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