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뀐 美 대선판 관망하지만…속내 복잡한 北, 외교 셈법 변화주나
바이든 사퇴로 트럼프 우세론 재부각…'북미 대화 시즌2' 가능성도
관측 엇갈리는 北 입장…'북러 밀착 심화'가 변수
- 최소망 기자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재선 도전을 포기함에 따라 미국 대선 판국이 요동치고 있다. 미국 대선 관련 동향을 관망하고 있는 북한의 셈법도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그간 미 대선과 관련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아 왔다. 올해 상반기에는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 반영된 태도로 보였다. 그러나 불과 한 달 사이 미 대선 기류가 급격하게 변하면서, 과거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와 정상회담을 했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이 수직 상승했다.
표면적으로 북한의 태도에는 큰 변화가 엿보이지 않는다. 북한은 5년 전 비핵화 협상이 결렬된 뒤 미국과 거리를 두다가 최근 2~3년 사이에는 미국과 다시 적대적인 대립과 갈등을 지속하고 있다.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의 피격 사건을 기점으로 세계의 시선이 미국 대선으로 몰리는 상황에서도,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꾸준히 하루에 1건 이상씩 미국을 비난하는 기사를 게재하는 등 달라진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
북한이 이렇게 '침묵'을 유지하는 것은 대선 정국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조금 더 관망하면서 자신들의 입장을 정리하겠다는 기조로 보인다.
북한의 '기대'에 대한 전문가들의 전망은 엇갈린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비핵화 협상이 결렬됐지만, 바이든 행정부가 한미일 밀착으로 대북 압박의 강도를 최대치로 끌어올렸다는 점을 감안하면, 북한이 미국의 정권 교체를 바라고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지난 18일(현지시간) 공화당 대선 후보 수락 연설에서 "나는 김정은과 아주 잘 지냈다"라면서 "그도 나를 다시 보고 싶어 할 것이고, 나를 그리워할 것"이라고 김 총비서와의 '브로맨스'를 부각했다.
그 때문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집권한다면 북미 정상회담 등 대화가 다시 열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북한의 입장에서는 이 같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손짓'이 오히려 달갑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김 총비서가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협상에서 이미 '실패'를 맛본 만큼 기대감을 버렸을 가능성이 있다는 측면에서다.
더욱이 최근 북한은 러시아와의 밀착 관계를 다지고, 우방국들과는 반미·반제 연대를 강하게 구축하고 있는 대외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만큼 트럼프 1기 때와는 다른 '새로운 대외 전략'을 구상하고 있을 가능성도 높다.
특히 러시아가 북한에 각종 경제 개발 및 협력과 관련해 많은 지원을 약속했을 가능성이 높아, 북한이 향후 몇년간은 한미와 거리를 두고 러시아를 통한 '국력 제고'에 집중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같은 '현재의 대응'에 집중하는 북한은 당장 주도적으로 극적인 전략 변화 주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행정부가 다시 들어서더라도 과거 수준 이상의 '손짓'이 있어야 겨우 움직이는 모양새를 취할 것이라는 뜻이다
이상신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은 한동안 미국 대선과 관련한 특별한 언급은 하지 않고 상황을 예의주시할 것으로 보인다"라면서 "다만 북한의 입장에선 궁극적으로 정권과 체제의 안정을 유지하고 보장받기 위해 전략적으로 미국이 필요한 만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된다면 다시 접촉할 가능성은 충분히 남아 있다"라고 전망했다.
somangchoi@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