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쓰레기 풍선에 항공기 '90도 방향전환'…활주로 폐쇄만 두 번

VOA, '플라이트레이더 24' 분석 보도…인천공항 활주로도 한때 폐쇄

북한이 10번째 대남 오물풍선을 살포한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일대 상공에 오물풍선이 떠다니고 있다. 2024.7.24/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북한이 날린 쓰레기 풍선(오물풍선)을 피해 김포공항에 착륙 예정이었던 항공기들이 황급히 방향을 트는 장면이 포착됐다고 미국의방송(VOA)가 28일 보도했다.

VOA는 지난 24일 항공기 추적 프로그램인 '플라이트레이더24'에 김포공항을 향해 고도를 낮추던 대한항공(KE) 1822편이 활주로를 4km 남겨두고 돌연 방향을 서쪽으로 트는 모습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화면에 그려진 항적의 각도는 약 90도로, 방향 전환이 급하게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해당 항공기는 다시 김포공항에서 멀어져 서울, 부천, 인천, 광명 일대를 크게 도는 선회 비행을 했다고 VOA는 전했다.

앞서 24일 북한이 살포한 쓰레기 풍선 일부가 김포공항 방향으로 향하자 합동참모본부는 급하게 활주로 폐쇄 결정을 내렸다. VOA에 따르면 KE 1822편을 뒤따르던 청주발 에어부산 8010편과 티웨이 항공 726편도 김포공항 반대 방향으로 기수를 돌렸다. 한국 중부 지역을 선회 비행하는 항공기 중에는 일본 하네다에서 출발한 일본항공(JAL) 93편도 있었다.

북한의 쓰레기 풍선으로 활주로가 폐쇄된 건 한 달 사이 두 번째다.

지난달 26일 새벽에는 인천국제공항이 북한의 쓰레기 풍선의 영향을 받았다. 미국 로스엔젤레스를 출발해 인천에 착륙 예정이던 대한항공 9204편과 중국 샤먼발 아틀라스 항공 8948편, 상하이발 중국동방항공 257편 등이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에 처하기도 했다.

이들 항공기에 탑승한 승객들은 임시 착륙한 공항에서 수 시간 대기한 후 원래 목적지인 인천공항으로 되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안전 문제 이외에도 금전적 손해도 점차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한인조종학교 신상철 기장은 여러 대가 동시에 선회 비행을 한 것에 대해 "항공 교통 관제상 정해진 고도와 지역에서 비행하는 만큼 절차에 맞게 비행한다면 충돌 염려는 없다"면서도 "착륙을 못하고 복행해서 대기하다 내려오게 되면 연료 소비 문제, 특히 금전적인 손해가 엄청나다"라고 VOA에 말했다.

youm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