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째 北억류' 선교사 아들, 유엔서 "생사만이라도" 호소

스위스 유엔사무소 北인권행사서 협력 요청
살몬 유엔 보고관 "북한당국 인권 의지 부재" 비판

김영호 통일부 장관이 지난 2월 7일 설 명절을 맞아 2024년 이후 10년째 북한에 억류된 최춘길 선교사의 아들이 거주하는 곳에 방문, 설 떡국을 먹으며 대화하고 있다. (통일부 제공) /뉴스1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북한에 11년째 억류된 최춘길 선교사의 아들 최진영씨가 유엔 토론회에서 아버지의 생사만이라도 확인해달라고 호소했다.

2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최씨는 전날 스위스 제네바 유엔 사무소에서 열린 북한인권 관련 부대행사에서 아버지의 생사를 확인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국제사회에 협력을 요청했다.

그는 "아버지가 북한에 억류됐다는 믿지 못할 내용을 통일부로부터 전해 듣고 처음에는 보이스피싱인 줄 알았다"라며 "지금 이 순간에도 아버지가 살아계신지조차 알 수 없다"라고 말했다.

최 선교사는 탈북민 지원 활동을 하던 2014년 12월 북·중 접경 지역에서 북한 당국에 체포돼 억류됐다. 최씨는 지난해 11월 통일부를 통해 아버지의 억류 사실을 알게 됐다.

이날 행사에서 탈북민 김은주씨는 "김정은은 연이은 미사일 발사로 국제사회를 계속 위협하며 많은 북한 주민에게 큰 고통을 알려주고 있다"라며 "조직적이고 광범위한 인권침해 가해자인 김정은이 책임을 지고 인권유린을 중단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라고 호소했다.

이번 행사는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의 보고서 발간 10주년을 맞아 주제네바 한국대표부가 주최했다. 이신화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 줄리 터너 미국 국무부 북한인권특사, 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이 참석했다.

터너 특사는 "스스로 목소리를 낼 기회가 없는 수백만 북한 주민을 대신해 자신의 이야기를 국제사회와 공유하고 있는 탈북민들과 생존자들에게 감사를 표하며 지속적인 지지를 보낸다"라고 밝혔다.

살몬 보고관은 "지난 10년 동안 피해자, 시민단체사회, 국가, 유엔, 국제사회가 인권 침해에 관한 책임 규명을 위해 노력해왔지만, 북한 당국의 의지가 부재한 상황"이라며 "이번 행사에서 강조된 것처럼 피해자를 중심에 두고 모든 노력을 장려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중국 대표는 이날 행사에 늦게 참여했으며, 공식적으로 마련된 자리에 앉지 않고 뒤에서 행사를 지켜보다 빠져나갔다고 RFA는 전했다.

kuko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