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조선건축' 웹사이트 신설…"건축기술 국제교류 강화"

영어·중국어 변환도 가능…주소, 전화번호 등 연락 정보 공개

북한의 신생 웹사이트 '조선건축' (조건건축 홈페이지 갈무리)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북한이 최근 새로운 웹사이트 '조선 건축'을 개설했다. 전국 농촌 마을에 새 주택 공사 결과물을 연일 홍보하고 있는 북한이 해외 건설 프로젝트도 적극 추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조선 건축' 웹사이트에 게재된 소개글에는 '조선건축가동맹'에 대한 설명이 나와 있다. 이 단체는 "지난 1955년 7월 국제건축가동맹 회원국으로, 2021년 10월에는 아시아건축가지역이사회 회원국으로 구입하여 국제기구들과의 연계를 강화하고, 중국, 몽골을 비롯한 세계 여러 나라와의 건축 기술 교류와 협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고 소개했다.

특히 사이트 맨 마지막 부분에는 기술 교류를 희망한다는 내용과 함께 평양의 주소, 이메일, 전화번호 등의 연락처가 공개돼 있다. 또 이 사이트는 문화어(북한어), 영어, 중국어 서비스가 가능한데, 북한의 주요 건설 파트너는 러시아로 알려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어는 제공되지 않았다.

심영학 조선건축가동맹 중앙위원회 위원장은 "앞으로도 인류의 문화 발전과 복리 증진에 이바지하고 시대의 발전 추세에 맞는 건축 기술을 부단히 발전시켜 나갈 것"이며 "국제기구들과 세계 여러 나라들과의 건축 기술 교류 활동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는 포부를 이 웹사이트에 올렸다.

또 사이트에는 평양의 새로운 주택 개발, 국가의 건축 업적 선전 사진·영상 등을 제공하며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혁명 활동'을 강조하는 글을 공개했다. 김 총비서는 농업 건설자들에게 이러한 주택 건설을 추진시키며 지역경제 성장을 촉진해 지역 간 격차를 완화하려고 한다고 선전하기도 했다.

조선건축 홈페이지 갈무리

평양 화성구역, 여명거리 주택 사업 등 최근 북한이 몇 년간 실행에 옮기고 있는 건설 프로젝트들도 중점적으로 부각했다.

북한은 지난 2021년 말 김 총비서가 이른바 농촌혁명강령을 제시한 이후 농촌에 새 살림집을 건설하는 사업에 특히 공을 들이고 있다. 실제로 북한은 주민들도 볼 수 있는 노동신문에 올해 들어서만 141개 시군 농촌 마을에서 4만 1600여 세대가 새집들이를 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또 북한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이 다른 나라에서는 농민에게 새 주택을 무상으로 준다는 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며 감탄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조선 건축'이라는 제목의 잡지도 웹사이트에 2024년 1호에서 4호까지 공개됐다. 잡지는 지역 특징에 맞게 지어진 건물들의 사진, 설계가들의 이야기, 동맹 소식 등 건축 성과와 지방 발전 정책과 관련된 내용들을 담았다.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NK뉴스는 해당 웹사이트가 최근 몇주 전 개설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북한은 지난 2010년대 초반부터 중반까지 정기적으로 새로운 웹사이트를 만들어왔지만, 최근 들어 드물어졌다고 분석했다.

마틴 와이저 독립 북한 연구원은 "건축가 노조가 신규 건설을 위해 많은 광고를 하고 있기 때문에 최근 북한 건설 프로젝트를 홍보하려는 의도일 수 있다"라고 NK뉴스에 말했다.

앞서 NK뉴스는 적어도 두 개의 러시아 건설 회사가 블라디보스토크에 주택을 짓기 위해 북한 노동자를 고용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으며, 유엔 조사관의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초 약 10만 명의 북한 노동자가 여전히 해외에서 일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youm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