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평양-원산·평양-개성 고속도로 보수정비…'관광객 맞이' 준비 속속
"도로는 나라의 얼굴이자 수준"…주요 도로 상태 개선 작업 진행
러시아 외 중국·서방에도 개방 조짐…관광 인프라 점검 차원
- 양은하 기자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외국인 관광 확대 시점을 저울질하는 북한이 평양-원산, 평양-개성구간 등 주요 관광지로 이어지는 고속도로를 정비하고 있다고 밝혀 눈길을 끈다.
11일 북한 영문 일간지 '평양타임스'에 따르면 김광일 국토환경보호성 과장은 "도로는 나라의 얼굴이자 경제 발전 수준과 문명 수준을 보여주는 중요한 기준 중의 하나"라며 국토환경보호성에서 주요 도로 포장 표면 개선, 설치물 보수, 도로변 나무 심기 등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평양-원산 관광고속도로와 평양-개성 고속도로 등 고속도로와 관광도로의 보수를 위해 시추대, 아스팔트 포장기, 도로포장 시설을 현장에 집중 배치하고 도로 상태 개선 작업을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도로 사정이 여의치 않은 북한에서 보수·정비는 이전부터 계속되어 온 작업이지만, 최근 서방을 포함한 외국인 관광 확대 가능성이 제기되는 시점에 평양에서 원산과 개성 같은 주요 관광지로 이어지는 구간 고속도로 정비에 나섰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동해와 인접한 강원도 원산은 북한이 관광특구로 지정한 주요 관광도시이다. 북한이 자랑하는 마식령스키장도 원산에 있다. 코로나19로 전까지만 해도 외국인 투자 유치 의사까지 밝히며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개발을 역점 사업으로 추진해 왔다.
개성도 북한의 주요 관광지 중 하나다. 고려의 도읍지인 개성에는 왕건 왕릉, 만월대 터, 선죽교 등 역사 유적이 많고, 박연폭포 같은 뛰어난 자연경관도 있다. 자유로운 여행이 금지된 북한에서 개성은 평양, 금강산, 묘향산 등과 함께 대표적인 외국인 관광 코스로 꼽힌다.
지난달에는 왕야쥔 주북 중국대사와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주북 러시아대사가 마치 관광지를 사전 점검하듯 각각 개성의 왕건릉을 다녀갔다. 이 자리에서 왕 대사는 올해가 '북중 우호의 해'라는 점을 언급하며 "왕건릉 등 개성시의 역사·문화 유적의 가치가 더 발굴돼 대외 홍보를 강화하고, 더 많은 중국 관광객의 방문을 유치하기를 희망한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북한은 코로나19로 중단한 외국인 관광을 지난 2월 재개했지만 아직은 러시아 관광객만 받아들이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중국인 유학생들이 북한을 찾는 등 중국과의 교류·협력도 확대되고 있어 관광 또한 조만간 재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 전문여행사인 '영 파이오니어 투어스'는 중러 외의 외국인들에게도 이르면 이달 말 신의주 여행이 가능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에 이번 고속도로 보수정비는 외국인 관광이 본격적으로 재개되기에 앞서 관광 인프라를 점검하는 차원일 수 있어 보인다. 북한의 고속도로는 포장은 돼 있지만 노면이 고르지 못해 거리에 비해 소요 시간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이외에도 최근 대외선전용 월간지에서 '평양비빔밥'을 관광객에게 추천 메뉴로 홍보하는가 하면 "민족유산보호사업은 전 인민적인 애국 사업"이라며 문화유산 보호 사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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