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난 울산시민 2천명 거리로, 尹 퇴진 집회 "민주주의에 대한 갈망"
민주노총, 여권 등 16개 연맹 단체 참여
- 김지혜 기자, 김세은 기자
(울산=뉴스1) 김지혜 김세은 기자 = "퇴진하라, 퇴진하라."
분노 섞인 울산 시민 2000여명의 목소리가 울산 도심에 울려 퍼졌다. 전날(3일) 비상계엄을 선포했던 윤석열 대통령에 분노한 울산시민들이 4일 울산 남구 롯데백화점 앞 광장에 모여 윤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집회를 열었다.
이날 퇴진 촉구 집회에는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 더불어민주당 울산시당, 진보당 울산시당, 현대중공업 전국금속노동조합, 전국금속노조 현대자동차 지부, 풀랜트 노조 등 16개 연맹 단체가 참여하는 등 울산시민 2000여명(노조 추산)이 집결했다.
'윤석열 퇴진','윤석열을 구속하라', '사회대개혁'이라 적힌 팻말을 들고 모여든 시민들은 "퇴진하라" "물러나라" 등 분노 섞인 구호를 연신 외쳤다.
집회 현장서 만난 안승찬 씨(60)는 "어젯밤 계엄 선포를 듣고 깜짝 놀라 심장이 쿵쾅거려 잠을 한숨도 못 이뤘다"며 "이는 국민을 무시하는 행태이고, 국민을 상대를 전쟁을 벌이는 것과 같다"며 집회로 나온 이유를 밝혔다.
또 국문학을 전공 중인 김 모 씨(20)는 "올해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는 작품이 노벨 평화상을 받았는데, 이런 위상과 현실 사이에 괴리를 믿을 수 없다. 부당한 것에 맞서 싸워야 한다는 마음으로 참가했다"고 말했다.
두 명의 딸을 키우고 있다는 박 모 씨(35)는 "박근혜 대통령 때 촛불집회에 울산 도심으로 나왔었다. 마지막이 되길 바랐는데 또 이렇게 다시 한번 거리에 나오게 돼 유감"이라며 "그래도 아이들의 미래와 안전을 위해 거리로 나왔다"고 했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근로자 김승철 씨(62)는 "윤 대통령의 행보를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며 "국민을 안심시켜야 할 대통령이 국민을 밤새 불안 속으로 몰고 갔다.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며 언성을 높였다.
노조 관계자는 "밤새 가슴 졸이며 잠 못 이룬 이유는 민주주의에 대한 갈망이었다"며 "가슴 속 민주주의를 확인하고 더 깊게 새기는 날"이라며 "윤 대통령을 반드시 체포하고, 구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예정됐던 행진은 취소됐으며, 경찰은 만일의 사고를 대비해 경찰력 3중대를 투입해 대비했다.
앞서 이날 오전 울산지역 대표 야권 5당은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두고 회견을 열어 "불법 비상계엄 선포로 국민과의 전쟁을 선언한 윤석열 대통령은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종훈 동구청장도 "피로써 지켜온 민주주의가 이렇게 허망하게 무너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해야만 했다"며 "민주주의를 지키고 발전시켜 나가는데 제 모든 것을 바쳐 나가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석열 대통령은 전날(3일) 오후 10시 28분께 긴급 브리핑을 열고 비상계엄령을 선포했다. 이로부터 2시간 30여분 지난 이날 오전 1시 1분 국회는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을 전원 찬성으로 가결됐다. 이어 오전 4시 30분께 윤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계엄 해제안을 의결했다.
joojio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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