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조선업 인력난에 10억 들여 외국인 근로자 교육…실효성 '공방'

시의회, 시 경제산업실 소관 예산심사

울산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는 20일 오전 회의를 열고 울산시 경제산업실 소관 추경예산 심사를 진행했다. 사진은 질의하는 권태호 의원.(울산시의회 제공)

(울산=뉴스1) 김세은 기자 = 울산시가 10억 원을 들여 추진 중인 '조선업 외국인 근로자 현지 양성 지원사업'의 실효성 공방이 20일 열린 시의회 추가경정예산안 예비 심사에서 이어졌다. 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는 이날 오전 회의를 열어 울산시 경제산업실 소관 추경예산 심사를 진행했다.

'조선업 외국인 근로자 현지 양성 지원사업'은 조선업 구직을 희망하는 우즈베키스탄, 태국, 베트남 등 외국인 근로자들이 현지에서 3개월간 언어나 기초 기술을 미리 교육받고 국내로 입국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해당 사업에서 교육 시설 제공이나 교육 대상자 모집은 현지 국가에서, 강사는 조선업체에서 지원하며, 시는 교육에 필요한 기자재를 국내에서 구매해 교육 장소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보내주는 역할을 한다.

이에 대해 권태호 시의원은 이날 심의에서 "내국인 근로자도 아닌 외국인 근로자 채용을 위해 시민 혈세가 투입될뿐더러, 국내에서 교육이 이뤄지거나 예산이 집행되지도 않기 때문에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되지 않다고 본다"며 "이런 예산을 왜 편성했느냐"고 따져 물었다.

권 의원은 "해당 사업은 부산에 위치한 한국조선해양기자재연구원에 10억 원을 위탁하는 사업"이라며 지방재정법에 이런 예산 편성 기준이 있는지 근거 자료를 요청했하기도 했다.

울산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는 20일 오전 회의를 열고 울산시 경제산업실 소관 추경예산 심사를 진행했다. 사진은 질의하는 손근호 의원.(울산시의회 제공)

손근호 시의원도 이어진 질의에서 "조선업 불황 당시 하청업체 도산으로 떠난 국내 근로자들이 돌아오지 않아 조선소 인력난이 생겨난 것"이라며 "따라서 해당 사업에 대한 예산 확보는 근본적 대책이 아닌 임시적 대책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 의원은 "외국인 근로자 채용으로 인해 국내 노동계에 악영향도 있다"며 "보완책으로서 조선업 불황기에 떠난 국내 근로자가 다시 돌아올 수 있는 대책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반면 방인섭 시의원은 "현재 조선업 근로자 전체 약 3만5000명 중 외국인이 6000명이기 때문에 해당 사업은 조선업계의 임시적 인력난을 해결하기 위한 대책으로 보인다"며 "현지 교육을 통해 외국인 인력을 양성하면 국내에서의 외국인 근로자 이탈률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조선업의 수직계열화된 구조 특성상 원청에 비해 하청 협력사는 인력난이 심해 외국인 근로자 수급을 원청에서 교육해 공급하고 있다"며 "중소기업에 대한 행정적 지원이 없으면 산업 생태계가 붕괴할 위기에 있어 정부도 필요성을 갖고 비슷한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해당 사업이 근본적 대책이 되면 안 된다는 의견에 동의한다"며 "고용노동부와 협약을 맺고 관련 사업을 추진하거나 조선업 신규 채용 지원, 조선업 역차별 요소 제도 개선 등도 함께해 가겠다"고 밝혔다.

울산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는 20일 오전 회의를 열고 울산시 경제산업실 소관 추경예산 심사를 진행했다.(울산시의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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