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서울 지하철 지구 1049바퀴 돌았다…이용객 1위는 잠실역
24억 명 수송…2호선 일평균 196만명으로 가장 많아
2위 홍대역, 강남역 3위로 하락…성수역 13위로 '점프'
- 권혜정 기자

(서울=뉴스1) 권혜정 기자 = 2024년 한 해 동안 서울 지하철이 지구 1049바퀴를 돌며 세계 인구의 약 30%에 달하는 24억 명을 수송한 것으로 나타났다. 2호선 잠실역이 강남역을 누르고 2년 연속 승하차 인원 1위 타이틀을 거머쥔 가운데 7년 전 40위권에 머물렀던 2호선 성수역은 13위까지 급격히 뛰어오르며 인기를 입증했다.
서울교통공사는 이같은 내용이 담긴 '2024년 서울 지하철 1~8호선 수송 통계'를 19일 발표했다. 공사는 이번 통계를 바탕으로 지하철 이용 패턴을 면밀하게 분석하고 변화하는 요구를 반영해 시민의 라이프스타일에 발맞춰 나간다는 계획이다.
서울 지하철 1~8호선은 지난해 총 160만499회 운행하며 4204만 917km를 달렸다. 이는 지구 둘레(4만 75km)를 1049바퀴 돈 것과 맞먹으며, 서울~부산(400km)을 5만 2551회 왕복한 거리에 이른다. 전년과 비교해 열차 운행이 9096회 늘면서 수송 거리도 87만 3826.4km 증가했는데, 4·5·7호선 혼잡도 완화를 위한 열차 증회와 8호선 별내선 연장 개통이 맞물린 결과다.
수송 인원은 전년 대비 2.5% 늘어난 총 24억 1752만 명, 하루 평균 660만 5250명으로 집계됐다. 24억 명은 세계적으로 인구수 1~2위를 다투는 중국과 인도 인구를 모두 합친 수와 비슷한 규모로, 전 세계 인구의 30%가 서울 지하철에 한 번씩 승차한 셈이다.
월별 수송 인원을 살펴보면 행락객이 늘어나는 5월이 2억 1159만 4259명으로 가장 붐볐고 연말 모임 등 영향으로 12월(2억1114만6518명), 11월(2억1073만 3023명)이 뒤를 이었다. 요일별로는 금요일에 승객이 가장 많고 일요일이 가장 적었다.
하루 중 오후 6시부터 7시 사이 승하차 인원이 가장 많았고, 첫차가 운행을 시작하는 오전 5시 30분부터 6시 사이는 자정 이후보다도 이용객이 70% 이상 많았다.
지난해 승객이 가장 많았던 날은 '3월 28일 목요일'이었다. 일평균 수송 인원인 660만 명보다 186만 명 더 많은 846만 명이 지하철을 타고 이동했다. 여의도·석촌호수 등 서울 곳곳에서 열렸던 봄꽃 축제에 상춘객들이 대거 몰리면서 통행량이 급증한 것으로 해석된다. 수송 인원이 가장 적었던 날은 설날이었던 2월 10일 토요일로 평소의 35% 수준인 231만 명이 지하철을 이용했다.

지난해 서울 지하철 1~8호선 273개 역 중 가장 많은 승객의 발길이 오간 역은 2호선 잠실역으로, 하루 평균 15만6177명이 승하차한 것으로 나타났다.
잠실역은 지하에 광역환승센터가 있어 평소에도 승객 통행이 활발한 데다 작년 8호선 별내선이 연장 개통하면서 구리·남양주 주민 유입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또 프로야구가 한 시즌 최다 관중 신기록을 세우며 역대급 흥행에 성공해 승객이 몰렸던 영향도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2위는 홍대입구역(15만369명), 3위는 강남역(14만9,757명) 순이었다. 강남역은 1997~2022년까지 26년간 부동의 1위를 지켜왔지만, 2023년 처음으로 잠실역에 자리를 내주며 2위로 밀려났다가 지난해는 3위로 하락했다. 승하차 승객이 가장 적었던 역은 2호선 신정지선 도림천역으로 하루 평균 2615명에 그쳤다.
승하차 인원 상위 10개 역 중 1호선 서울역, 3호선 고속터미널역을 제외한 8개 역은 모두 2호선 역이 차지했다. 잠실역, 홍대입구역, 강남역 외에도 구로디지털단지역, 신림역, 삼성역은 하루 평균 승하차 인원이 10만 명을 넘으며 10위 권에 이름을 올렸다.
역뿐 아니라 호선별 통계에서도 2호선의 독주는 두드러졌다. 지난해 2호선은 하루 평균 196만4128명을 실어 나르며 서울 지하철 1~8호선 중 가장 많은 수송 인원을 기록했다. 이는 서울을 제외한 전국 5개 지하철 운영기관(광주·대구·대전·부산·인천)의 일평균 수송 인원을 모두 더한 것(191만여 명)보다 많은 수치다
지난해 승객이 크게 늘어난 역은 4·7호선이 환승하는 노원역으로, 승차 인원이 각각 37%, 15% 늘었다. 공사는 2023년 시작된 노후 에스컬레이터 교체 공사가 지난해 8월 마무리되면서 전반적인 이용 환경이 안정화되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핫플'로 거듭난 성수동으로 인해 2호선 성수역도 약진을 거듭하고 있다. 성수역은 2018년만 해도 일평균 승하차 인원이 5만6000 명으로 42위에 머물렀다. 그러다 2021년 첫 20위권 진입 후 2022년 17위, 2023년 15위로 오르다 지난해 하루 평균 8만8059명이 승하차하며 13위까지 뛰어올랐다. 7년 만에 승객이 57%나 늘어난 것이다.
백호 서울교통공사 사장은 "다양화되는 시민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발맞춰 태그리스 시스템 도입, 열차 운행 시간 탄력적 조정, 다기능 지하철 키오스크(발권기) 설치 등 지하철 운용 패턴을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jung9079@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