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맞다 반납해야지!"…서울 축제에 부는 '다회용기' 바람
축제 연 마포·관악·은평구, 다회용기 도입해
세척·살균 거쳐 재사용…"친환경 축제로 반응 좋아"
- 이설 기자
(서울=뉴스1) 이설 기자 = 해마다 플라스틱·비닐·종이컵 등 '쓰레기산'으로 몸살을 앓던 축제가 변하고 있다. 가을을 맞아 서울시 곳곳에서 열리는 축제들이 속속 '다회용기'를 도입해 쓰레기 줄이기에 나서는 중이다.
20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최근 축제를 개최하는 자치구들이 일회용품 없는 친환경 축제에 적극 동참하는 분위기다.
시는 '폐기물 관리조례'를 개정해 시가 주최하는, 참여 예상 인원이 1000명 이상인 행사에서 일회용품 사용을 금지하기로 했다. 친환경 축제 문화를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서울시 각 자치구들도 일회용품 없는 축제에 속속 동참하고 있다.
마포구는 이달 18~20일 열리는 마포새우젓 축제 먹거리 장터에 다회용기를 도입했다. 접시, 컵뿐만 아니라 숟가락, 젓가락 등 30만여 개를 다회용으로 준비한다.
사용한 다회용품은 행사장에 설치된 수거함을 통해 회수하고 전문 업체가 세척, 살균 작업을 거쳐 내놓으면 다음 날 다시 사용한다. 마포구는 지난해 처음 축제 기간 20만 4000여 개의 다회용기를 사용했고, 축제를 찾은 주민들의 호응이 좋아 올해는 그 수를 더 늘리기로 했다.
박강수 마포구청장은 축제 기간 직접 먹거리장터부터 이동식 푸드트럭까지 전체 축제장을 돌며 일회용품 사용 여부를 수시로 점검할 계획이다.
마포구 관계자는 "이번 축제는 쓰레기 감량을 위한 마포구의 의지가 담긴 축제"라며 "지난해에 이어 축제 기간 먹거리장터에서 다회용기를 사용하는 친환경 운영 방식을 음료까지 확대해 더 의미 있는 축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방문객 약 20만 명이 다녀간 '관악강감찬축제'에도 다회용기가 사용됐다. 관악구 맛집들이 대거 참여한 '고려장터'에는 접시, 컵 등을 포함해 1만 3000개의 다회용기를 도입했다. 축제에 참여하는 업체들은 다회용기에 맞게 음식의 양과 가격을 조정하는 과정을 거치기도 했다.
관악구 관계자는 "올해 처음 다회용기를 써봤는데 (다회용기) 분실량은 400개 정도가 나왔다"며 "생각보다 시민들이 잘 따라줘서 친환경 축제로, 뜻깊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은평구도 전날인 19일 열린 '전통시장 박람회'에 올해 처음 다회용기를 도입했다. 족발, 닭발, 마카롱까지 시장별 특색이 드러나는 먹거리를 맛볼 수 있는 이번 축제에는 5500개 정도의 다회용기가 사용됐다.
은평구 관계자는 "지난해 축제 때 쓰레기가 너무 많이 나와 줄여보자는 취지에서 이번에 처음 다회용기를 도입했다"며 "앞으로 축제에서도 일회용품은 줄이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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