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졌던 서울 도심 '벌·나비' 보이기 시작했다…뭐가 변했길래
"나비와 벌 등이 서식할 수 있는 환경으로 변화"
2021년 14종 불과하던 꽃…60여종으로 늘어
- 권혜정 기자
(서울=뉴스1) 권혜정 기자 = 서울 도심에 최근 나비와 벌이 부쩍 보이기 시작했다. 도심이 나비와 벌 등 서식하기 좋은 곳으로 변화한 것은 서울시의 '정원 조성' 정책에 따른 것이다.
15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시는 올해 초 2659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시민이 일상생활, 출퇴근길, 나들이에서 체감할 수 있는 정원을 곳곳에 만들겠다며 '매력가든·동행가든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서울광장과 세종대로 인근 사람숲길에는 현재 5개의 '매력가든'과 10개의 '한뼘정원'이 조성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최근들어 도심에서 나비와 벌 등이 자주 목격되고 있다"며 "도심에 유입되는 벌과 나비가 늘어난 것으로, 곳곳에 정원이 늘어나며 나비와 벌 등이 서식할 수 있는 환경으로 도심이 변화한 것으로 보인다"이라고 말했다.
시는 정원 조성과 함께 다양한 종류의 식재 조성에 힘썼다. 특히 벌과 나비 등이 유입될 수 있도록 다양한 종류의 꽃 식재에 집중했다. 당초 세종대로 사람숲길 조성을 시작한 2021년 아스타 및 사계국화 16종에 불과하던 꽃 종류는 가우라, 루피너스 등 현재 60종으로 늘었다. 서울광장 인근에 식재된 전체 식물 종류는 80여 종에 달한다.
시는 에키네시라, 백리향, 루피너스, 무스카리, 히야신스 등 꽃과 꽃가루를 통해 꿀벌의 생산을 돕는 '밀원식물'이 늘어남에 따라 나비와 벌 등 다양한 곤충이 유입된 것으로 분석했다.
시는 도시의 미적 수준을 높이고 일상 속 식물이 전하는 치유를 시민들이 경험할 수 있도록 생활권 녹지를 확충하는 '정원도시 서울'에 속도를 내고 있다. 매력가든과 동행가든 1000여 곳을 서울 전역에 조성해 시민들이 곳곳에서 정원을 만끽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무엇보다 정원은 시민들의 불안수준을 크게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시에 따르면 정원 감상은 도시 경관 감상보다 불안 수준을 20% 감소시키고 1주일에 한 번 이상 정원에서 시간을 보내면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횟수가 60% 감소된다.
시는 올해 안에 서울을 대표하는 거점공원에 테마가든 9곳을 조성한다. 어린이대공원, 뚝섬한강공원, 북서울꿈의숲에는 새 디자인으로 변신한 서울 상징물 해치를 만나는 해치가든이 조성된다. 열린송현광장, 뚝섬한강공원, 북서울꿈의숲 등 3곳에는 조각가든, 노을캠핑장과 난지한강공원, 목동IC녹지대 등 3곳에는 펫 가든이 꾸며진다.
시 관계자는 "서울광장 인근에 계절마다 다르게 피는 꽃을 심고 식재를 다양화함에 따라 당초 남산에 주로 서식하던 나비와 벌 등이 도심으로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며 "'정원도시 서울'을 통해 서울 전역에 다양한 생태계가 살아 숨쉴 수 있도록 노력해 서울 전체에서 나비와 벌 등이 자주 목격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jung907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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