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9호선 '의자 없는 칸' 도입 안 한다…"실효성 글쎄" 판단

'공간 확장형 열차' 없이 현 상태 유지…"큰 효과 없을 듯"
시민 찬성 52%·반대 48% '엇갈린 반응'…"증차가 대안"

10일 오전 서울 지하철 4호선 의자없는 칸에서 시민들이 서서 출근을 하고 있다. 서울교통공사는 출퇴근 시간에 사람이 너무 많다는 지적에 열차 한 칸을 의자 없이 운행하는 시범 사업을 시작했다. 다만, 노약자석과 임산부 배려석은 유지된다. 2024.1.10/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오현주 기자 = 서울시가 지하철 9호선에 '의자 없는 칸'을 도입하지 않기로 했다. 뚜렷한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23일 서울시와 서울시 메트로 9호선에 따르면 9호선 내 혼잡도 완화를 위해 '공간 확장형 열차' 도입을 검토하다 현 상태를 유지하기로 했다.

'공간 확장형 열차'는 일부 칸에서 의자를 제거한 열차를 말한다. 올해 1월, 5월부터 4·7호선에 도입된 것으로, 메트로 9호선 측에서 제안한 아이디어다.

9호선은 김포골드라인(김골라) 다음으로 혼잡도가 높은 서울 지옥철 노선으로 불렸다. 지난해 기준 9호선 혼잡도는 199%로 정원의 2배에 달한다. 일반적으로 혼잡도가 150%만 돼도 객차 안에서 승객 간 몸과 얼굴이 부딪칠 수 있다.

당초 서울시는 열차 6량(칸) 중 2량에 의자 없는 칸을 도입하는 안을 검토했다.

이어 서울시 정책 투표 플랫폼 '엠보팅'에서 시민을 대상으로 공간 확장형 열차 도입에 관한 의견도 물었다.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892명 중 의자 없는 칸이 필요하다 응답한 비율은 52%, 반대한 비율은 45%였다. 나머지 3%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서울시와 메트로 9호선이 계획을 바꾼 것은 의자 없는 칸 도입에도 혼잡도가 크게 낮아질 거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김포골드라인도 이러한 이유로 2021년과 지난해 두 차례 의자 없는 칸을 검토했다 계획을 접기도 했다.

서울시 측은 "(아직까지) 의자 없는 칸에 대한 효과가 명확하게 나온 사례가 없기도 하고, (설문조사에서도) 의견이 갈리는 점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서울시 메트로 9호선 관계자 측은 "이번 조사를 통해 (의자 없는 칸에 대한) 시민들의 공감대가 높지 않기도 했고,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됐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서울시는 혼잡도를 낮추고자 9호선 증차에 집중할 예정이다. 2028년 예정된 9호선 4단계 연장에 대비해 신규 전동차 4편성 증차를 추진한다.

woobi12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