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광장에 '100m태극기'…오세훈 "명실상부 국가상징공간으로"(종합)

광화문광장, 워싱턴 모뉴먼트·에투알 개선문처럼…2026년 준공
'지나친 애국주의' 지적에, 서울시 "문화시설로서의 역할 동시에"

광화문광장 조감도. (서울시 제공)

(서울=뉴스1) 권혜정 기자 = 2026년, 서울 광화문광장이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상징성을 담은 '국가상징공간'으로 거듭난다.

25일 서울시에 따르면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오전 제74주년 6·25를 맞아 인천상륙작전과 9·28서울수복 등 참전용사 7명을 초청해 열린 간담회에서 이같은 계획을 밝혔다.

서울시는 워싱턴DC 내셔널몰의 '워싱턴 모뉴먼트', 파리 샹젤리제 거리의 '에투알 개선문', 더블린 오코넬 거리의 '더블린 스파이어'처럼 '광화문광장'에 국가상징공간을 조성한다. 이를 위해 광화문광장에 국가상징시설인 '대형 태극기'와 '꺼지지 않는 불꽃' 건립을 추진한다.

건립 예정인 '국가상징조형물'은 3·1운동, 서울 수복, 87년 6월 항쟁 등 대한민국 국민과 역사를 함께하며 희로애락을 나누고, 월드컵·올림픽 등에선 국민을 단합시키는 역할을 했던 대표적인 국가상징물 '태극기'가 중심이다.

조형물은 단순한 국기 게양대가 아닌 예술성과 첨단기술력이 집약된 작품이 될 예정이다. 국가 행사 때는 먼 거리에서도 그 위용을 확인할 수 있는 빛기둥과 미디어 파사드(15m 내외)·미디어 플로어 등으로 연출된다.

시는 인근에 위치한 외교부 청사의 최고 높이가 92m라는 점을 고려해 태극기 게양대의 높이를 100m로 정했다. 다만 이는 설계 과정에서 계획보다 높아질 수 있다.

대형 조형물 앞에는 두 번째 상징물인 '꺼지지 않는 불꽃'이 설치된다. 기억과 추모를 상징하는 불을 활용해 일상에서 호국영웅을 추모할 수 있는 공간으로, 선대의 나라 사랑에 대한 고마움을 표하고 대한민국의 영속을 기원하는 역할을 한다.

국가상징공간 부지 옆 세종로공원(세종문화회관 북측)도 조성 30여 년 만에 '도심 속 시민 여가 공간'으로 재탄생한다. 광화문광장과 자연스럽게 연결해 일체화된 녹지공간으로 조성되며 광장 주변 유일한 거점형 편의시설도 마련해 특색있는 콘텐츠를 선보인다.

광화문광장 조감도. (서울시 제공)

시는 광화문광장 내 국가상징공간과 조형물, 세종로공원은 조화와 상징성을 동시에 표현할 수 있도록 8월~11월 통합설계공모를 추진한다. 2025년 4월까지 기본·실시 설계 후 5월 착공계획이다. 국가상징공간은 2026년 2월, 세종로공원은 2026년 11월 준공 예정이다. 국가상징 조형물 조성에는 110억 원, 세종로공원 조성에는 약 50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이번 태극기 게양대 설치 등이 지나친 애국주의 발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승원 서울시 균형발전본부장은 "한 여론조사에서 태극기에 대해 국민의 85%가량이 긍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다고 나왔고, 민주행쟁 등 (국가적으로) 여러가지 중요한 행사 때 태극기는 항상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며 "이에 따라 국가상징성 확보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이어 "무엇보다 이번에 설치되는 태극기 게양대는 단순한 '국기 게양대'가 아니라 국가상징물로서 대한민국의 미디어아트와 IT 상징성을 보여줄 수 있는 시설물"이라며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과 함께 같이 숨쉬며 중요한 문화시설의 역할을 동시에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같은 계획에 대해 오세훈 서울시장은 "피땀으로 대한민국을 지키신 6·25 참전용사 일곱 분을 모시고 말씀을 듣고 감사의 뜻도 전하며 광화문을 국가상징공간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며 "정부청사보다 높고 국내 국기 게양대 중 가장 높은 100m 높이에 태극기를 걸고, 꺼지지 않는 불꽃으로 호국보훈의 정신을 기린다는 말씀을 드리자 박수를 쳐주셨다"고 했다.

그러면서 "참전용사 한 분이 '우리가 지킨 대한민국, 우리가 지킨 태극기를 기려줘서 고맙다'고 하셨을 때는 뭉클함도 느꼈다"며 "여기에 더해 한민족을 상징하는 팔도의 소나무로 태극기 게양대 일대에 소나무 숲을 조성해서 명실상부한 국가상징공간으로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류재식 대한민국 6·25참전유공자회 서울시지부장은 "간담회장 벽면에 붙은 '태극기 휘날리며'라는 문구를 보자 마음이 뭉클했다"며 "점점 잊혀져 가는 6‧25를 기념하는 행사도 매년 개최하고, 오늘은 광화문광장에 100m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위치에 태극기를 게양해 준다는 발표에 감사의 뜻을 전한다"고 했다.

jung9079@news1.kr